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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알뜰한 해외여행 ② 데이터 로밍 다시 생각해보세요

어지간하면 로밍은 하지 맙시다

[취재파일] 알뜰한 해외여행 ② 데이터 로밍 다시 생각해보세요
환율 편에 이은 알뜰한 해외여행 가이드, 오늘은 데이터 로밍입니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해외에서도 검색이나 카톡, SNS를 이용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통신사들이 내놓은 상품이 하루 만원에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로밍서비스죠. 공항 로밍서비스 센터엔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이 서비스에 가입합니다. 심지어는 알뜰한 방법이라며 로밍을 권하는 기사들도 쏟아집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통신사만 신나는 일입니다. 해외휴가 나가서도 급하게 전화를 받아야 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저는 데이터 로밍, 하지 마시라고 말리고 싶습니다.

대안은 해외에 나가서 그 나라 유심을 사서 끼워 넣는 겁니다. 유심이 뭐냐, 하실 분들 계실텐데, 사진 보이시죠? 전화기에 들어있는 통신사의 전화망 연결 칩입니다. 이걸 해외 통신사 유심으로 바꿔 끼우면, 그 나라 전화기로 변신합니다.

그러면 뭐가 좋으냐, 자 이 표를 보시죠. 우리나라 통신사가 하루 만원에 제공하는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필리핀 현지 통신사는 하루 1천 3백원, 태국과 베트남은 천 5백원 정도에 팔고 있습니다. 하루 로밍 값이면 일주일을 씁니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로밍 해가도 그 통신사들 망을 쓰게 돼 있기 때문에 속도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카톡, SNS 이런거 다 됩니다.

또 한 가지는 전화요금입니다. 세부나 보라카이가 있는 필리핀을 예로 들어보죠. 로밍해간 전화로 한국에 잘 도착했다는 안부전화나 급한 일이 있어서 전화를 걸면 분당 1천 9백원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현지 유심을 끼우면 분당 2백 원입니다. 필리핀 현지 한국인 음식점이나 마사지 가게에 전화로 예약하려고 해도 로밍폰은 분당 3백 원이지만, 현지 유심을 끼우면 60원 안팎입니다.

4박 5일 필리핀 여행에 데이터를 쓰고 서울과 20분 정도 통화했다고 치면, 로밍의 경우엔 데이터 로밍 4만원에 전화비 3만 8천원 해서 7만 8천원이 나올 겁니다. 하지만 현지 유심을 쓰면 데이터 5천 2백원에 전화비 4천원, 만원이 안 되는 돈으로 해결 가능합니다.

다만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전화는 꺼져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건 출발 전에 못 받은 전화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신청하고 떠나시면, 중간 중간 한국 유심을 끼우면 그동안 못 받았던 전화나 메시지가 차례로 뜹니다. 확인하고, 다시 현지 유심으로 끼우면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전화를 받는 것만으로도 분당 천원 가까운 돈을 내야하기 때문에, 급한 일이면 현지 유심을 끼고 국제전화를 하면 됩니다.

유심 사서 끼우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하실텐데, 인터넷에 ‘태국 유심’ ‘필리핀 유심’ 이런거 쳐보시면 경험자들의 많은 글이 이미 올라와 있습니다. 쉽습니다. 공항이나 쇼핑몰, 심지어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유심을 팝니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는 단기 여행이라면 로밍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주 정도 장기여행이라면 역시 유심을 끼우는 편이 낫습니다. 한달에 10만원, 하루 3천원 정도면 데이터와 현지 통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휴가 가는데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냐, 데이터 안 쓰겠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예 114 누르셔서 데이터 차단을 신청하시면 좋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업데이트를 한다는 둥 전화가 데이터를 끌어 쓰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한국에서 전화가 올 경우 “해외 로밍 중인 전화에 걸고 있습니다”라는 안내멘트를 넣어달라고 주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무료 서비스인데, 대부분의 사람은 ‘아 이 사람 해외 휴가 갔구나’ 생각하고 중간에 전화를 끊어서, 괜히 받았다가 “여기 해외야”라는 한 마디에 몇천원 로밍비로 날아가는 일을 막아줍니다.

대목에 한몫 벌어보려는 통신사는 제가 얄밉겠지만, 반대로 그동안 너무 쉽게 돈을 벌어온 겁니다. 어제 알려드린 환전에, 이 데이터로밍 요령을 잘 활용하시면 한 가족이 10, 20만원 아끼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즐겁고 알뜰한 휴가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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