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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저우융캉, 미모 앵커에 눈멀어 조강지처 청부살해했나?

[월드리포트] 저우융캉, 미모 앵커에 눈멀어 조강지처 청부살해했나?
시진핑 주석이 부패 사정을 진두지휘하며 공언해 온 ‘호랑이 사냥’이 마침내 시작됐습니다. 후진타오 지도부에서 상무위원이자 공안과 검찰, 법원 등 권력기관을 관할하는 정법위 서기를 맡으며 무소불위의 위치에 있던 저우융캉(周永康)이 바로 그 사냥감입니다. 중대한 기율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저우에게 적용된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언론의 보도 등으로 미뤄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우선, 베이징석유학원을 졸업한 후 페트로차이나 사장을 거치며 30년 넘게 석유분야에서 잔뼈가 굵어 온 저우융캉이니 만큼 각종 석유 사업 이권에 개입해 수천억 위안의 불법 축재를 했다는 겁니다. 다음으로 '석유방(石油幇)'으로 불리는 중국 정가의 유력 계파를 이끌어 온 저우융캉이 체제전복 혐의 등으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서 서기,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실장이었던 링지화(令計劃) 전 중앙판공청 주임,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과 결탁해 권력 찬탈을 도모했다는 혐의입니다.

그 외에도 확인 미상의 추문들이 더 있습니다. 저우융캉이 여성 아나운서나 미모의 여기자 등 방송가 여성들로부터 성상납을 받아 왔다는 혐의와 함께 28살 연하의 cctv 수습 앵커와 결혼하기 위해 조강지처를 살해했다는 끔직한 소문까지 흘러나왔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던 저우융캉의 지저분한 애정사가 저우의 몰락과 함께 다시금 중국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보쉰 등 해외에 근거를 둔 중화권 언론들이 의혹 보도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차차 밝혀져야 할 과제입니다.

이야기는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쓰촨성 당서기로 전도유망하던 야심가 저우융캉을 cctv 수습앵커였던 자샤오예(賈曉燁)가 우연히 취재하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저우융캉이 베이징대를 졸업한 미모의 젊은 여성을 보고 첫 눈에 반했고 28살이나 어린, 자기 아들 또래의 자샤오예에게 카메라 기자를 동반하지 않은 둘만의 만남을 요구하기에 이릅니다. 둘의 관계를 당시 cctv 부사장이었던 리둥성(李東生)이 눈치챘고 정치적인 촉이 누구보다 발달한 리 부사장이 저우에게 자샤오예를 정식으로 소개하며 불륜의 다리를 놓아줍니다.

이를 계기로 저우융캉의 '채홍사'가 된 리둥성은 저우가 정법위 서기에 오른 2009년 전혀 연고가 없는 경찰로 변신해 공안부의 2인자인 부부장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자신의 임지인 쓰촨으로 직장까지 옮겨주며 자샤오예와 달콤한 밀회를 즐기던 바람둥이는 마침내 패륜의 범죄를 저지르고 맙니다. 저우융캉의 수하의 비서 궈융샹(郭永祥)을 시켜 조강지처를 살해할 것을 지시합니다. 궈의 지시를 받은 운전기사 두 사람이 두 대의 차량을 몰고 차를 양쪽에서 충돌했고 조강지처는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 교통사고를 위장한 청부살인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체포된 기사 두 사람은 각각 15년형과 20년형을 언도 받았지만 3, 4년씩 옥살이한 뒤 모두 풀려났습니다. 청부의 댓가로 궈융샹은 후일 쓰촨성 부성장에 올랐고 두 기사는 석유관련 국영기업의 간부직에 오르는 보은을 받았습니다.

거추장스럽던 조강지처가 시라지자 저우융캉은 2001년 자샤오예와 웨딩마치를 올립니다.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이 아버지 짓임을 눈치 챈 아들 저우한(周寒)은 아버지와 절연하고 청두에서 조그만 책방을 하며 가족과의 왕래를 끊었습니다.

외신 저우융캉
이후 승승장구하며 정법위 서기에 상무위원까지 꿰찬 저우융캉은 인터넷상에서 조강지처의 죽음과 관련된 어떠한 소식이나 심지어는 그녀의 이름까지도 검색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며 자신의 죄를 숨겨왔습니다. 아울러 새 살림을 차린 자샤오예에 관련된 이런 저런 자료들도 인터넷에서 삭제했습니다. 자사오예가 저우융캉에게 보냈다는 절절한 연서 '혼자하는 저녁 식사'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남편이 2002년 베이징 중앙 정가로 진출한 뒤 함께 올라온 자샤오예는 잠시 cctv 경제채널에 일하다 얼마 뒤 사직했습니다.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진 뒤 그녀가 막강한 남편의 그림자 뒤에서 매관매직의 매파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히 외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나 그의 휘하로 보시라이 사건의 주역인 왕리쥔 청두 공안부장 등도 그녀에게 인사청탁을 하며 거액의 현금과 보석류를 건냈다는 뉴스도 흘러 나왔습니다.  

부정 축재에 국가 전복혐의 등 정치적인 사안 외에도 그간 은폐돼 왔던 조강지처에 대한 청부살인 교사 혐의에 대한 재조사가 진행돼 사실로 판명된다면 '부패 호랑이'저우융캉은 설령 극형을 면한다 하더라도 여생을 꼼짝없이 감옥에서 보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인줄 모르고 패륜까지 일삼았던 한 권력자의 말로가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귀결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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