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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2억 쓴 부실 방파제…"태풍 오면 붕괴 가능성"

<앵커>

신안과 함께 부산의 대표적 항구인 감천항 서 방파제 부실공사 의혹을 저희가 보도해 드렸습니다마는 추가취재를 해 보니까 정도가 훨씬 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 방파제 뿐만이 아니라 동 방파제와 신축한 남 방파제도 부실 투성입니다. 며칠 전에 살짝 비켜간 태풍에도 엉망이 돼버렸으니까 태풍이 만약에 직접 닥치면 걱정입니다.

기동 취재,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항구의 오염방지를 위해 바닷물이 드나들도록 만든 해수 소통구입니다.

지난 10일 일본으로 비켜간 태풍 '너구리'가 만든 너울성 파도에 1톤이 넘는 콘크리트 덮개가 들썩입니다.

덮개가 없는 곳은 10m 이상 물보라가 솟구칩니다.

태풍이 지난 뒤 서 방파제는 균열과 지반 침하는 물론 벽체가 뜯겨나가는 등 크게 파손됐습니다.

SBS가 입수한 안전진단 자료에는 멀리 비켜간 태풍에도 구조물 파손이 생긴 원인이 해수 소통구의 문제 때문이라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해수 소통구의 구조를 계단식으로 만들어 바닷물 흐름이 원활하지 못합니다.

외항 쪽에 증축한 방파제 구조물은 좁은 소통구로 온 거센 파도에 직격탄을 맞아 아래쪽 지반이 내려앉고, 위쪽 맨홀에는 균열이 생겼습니다.

[방파제 안전진단 관계자 : 구조 계산을 해서 이 정도면 안전할 거라고 봤는데 좀 과소 평가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따라서  태풍이 직접 불어닥쳐 큰 파도가 방파제를 때릴 경우 방파제는 물론 월파방지 구조물까지 붕괴 될 수도 있다는 게 안전진단 업체의 분석입니다.

서 방파제를 진단한 전문가들은 해수 소통구를 폐쇄하고 월파 방지용 콘크리트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방파제 안전진단 관계자 : 태풍 너구리는 너울성 파도만 가져왔는데 앞으로 태풍이 왔을 때는 직타로 바로 때리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철거 조치시켜야 합니다.]

서 방파제와 비슷한 시기에 신·증축한 동 방파제와 남 방파제 곳곳에도 바닥 침하와 균열 같은 부실시공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동 방파제에는 300m 구간에 걸쳐 침하와 균열이 진행되고 있고, 신축된 남쪽 방파제도 벽면 곳곳의 균열로
완충 이음제를 덕지덕지 발라 놨습니다.

[방파제 마무리 공사 관계자 : 기일을 맞추기 위해서 양생이 덜 된 상태에서 마감공사를 하려니 잘 안되죠.]

방파제 공사 관계자는 시공사와 감리 모두 이런 부실을 알고도 임시방편으로 땜질식 보수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방파제 마무리공사 관계자 : 그냥 이렇게 해 넘어가면 태풍이 올 거고 문제 된 부분을 천재지변으로 다시 예산 받아서 (보수)하면 된다. 쉽게 얘기하시더라고요.]

감천항의 동, 서, 남 방파제 신 증축 공사에는 예산 1천182억 원이 투입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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