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티끌 모아서 태산을 만든 금 세공기술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세공 과정에서 생긴 금가루를 꾸준히 모아서 금괴로 만들어 판 겁니다. 어찌나 열심히 모았는지 2억 4천만 원이나 벌 수 있었습니다.
정윤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 세공 공방입니다.
한 남성이 금반지의 표면을 줄로 다듬더니, 작업대에 쌓인 금가루를 작은 봉지에 담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출입문을 흘끗 쳐다보더니 금가루 봉지를 주머니에 넣습니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는 아예 일어서서 금가루를 챙깁니다.
금 세공기술자 41살 황 모 씨는 이런 수법으로 금가루를 모아왔습니다.
5년 동안 1천 회에 걸쳐 훔친 금가루는 작은 금괴로 만들어 장물업자에게 팔았습니다.
2억 4천만 원어치가 넘었습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소량의 금가루만 훔치던 황 씨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반지까지 욕심을 냈다가 결국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 공방 사장 : 반지가 있었는데 안 보여서 확인해보니 (황 씨가) 어디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작업 지시를 해놓은 다음에 외부에 나갔다 왔는데 제품이 나와 있었어요. 그래서 의심하게 됐고요.]
[양영철/서울 종로경찰서 강력6팀장 : 외제 고급 차와 국산 고급 차를 사는 데 사용했고 나머지는 불법 오락실에 투자했는데 또 나머지는 유흥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황 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황 씨에게서 금을 사들인 장물업자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