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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마지막' 그 이후…고통으로 멈춘 시간

<앵커>

네, 지금 보신 팽목항 행사뿐만이 아니라 오늘(24일) 하루 전국 곳곳에서 추모 집회와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서울광장에서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어제 아침 안산 합동분향소를 출발을 해서 국회를 거쳐서 서울광장까지 도보행진을 했습니다. 700명 넘는 시민이 함께 걸었습니다. 천주교와 불교계도 추모 미사와 추모제를 열었고, 전국의 합동분향소에는 평소보다 많은 추모객이 다녀갔습니다. 이런 추모 열기가 희생자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을선 기자가 유족들 만나봤습니다.

<기자>

아들 수현이를 잃은 뒤 사직서를 낸 박종대 씨는 출근 대신 블로그를 접속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들 모습을 보는 동안만큼은 잠시나마 그리움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종대/故 박수현 군 아버지 : 술이라도 실컷 마시고 자면 그때는 아예 잊어버리니까 사는 건데 아마 영원히 그렇게 (잊지 못하고) 살 겁니다.]

떠난 아들은 남은 아비를 위로하듯 선물을 남겼습니다.

'아버지에게 수제 기타를 드리겠다'는 일기 내용이 알려지며 한 가수가 기타를 전했습니다.

아버지는 기타를 어렵게 잡았습니다.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유족들도 있습니다.

단원고 러시아 학생 슬라바의 어머니 올가 씨는 열흘 넘게 단식을 하면서도 지친 유가족을 돌보고 있습니다.

동영상으로 본 아들의 마지막 모습은,

[故 슬라바 군 : 내 구명조끼 입어. (너는?) 나? 가져와야지.]

여느 때처럼 기특했습니다.

아들에 대한 질문에 금세 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비에 젖었다 마르는 노란 현수막과 리본처럼 눈물이 나왔다 마르기를 수십, 수백 번.

시간이 지나 계절이 바뀌었지만 유족들에게 바뀐 건 없었습니다.

[올가/故 슬라바 군 어머니 : 특별법이 우리 애들 위한 거 아녜요. 우리 애들 벌써 죽었어요. 이 나라 애들 위해 하는 거예요. 뭐가 이렇게 어려워요. 모르겠어요.]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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