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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름만 '국민통합'?…'국민대통합위원회'는 뭐하나?

[취재파일] 이름만 '국민통합'?…'국민대통합위원회'는 뭐하나?
'국민대통합위원회'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쉽게 말해 국민통합과 관련된 정책과 사업에 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위원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대선 직후 대통령직 인쉬위원회 안에 특별위원회로 설치됐고, 지난해 7월 8일 정식 출범했습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위원장은 호남 출신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맡고 있습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이하 '국민대통합위')는 출범 당시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기구입니다. 박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강조했던 핵심 어젠다 가운데 하나인 '국민통합'을 추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출범한 지 만 1년, 꾸준한 활동을 해오기는 했으나 국민통합과 관련한 위원회의 활약상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물론 지난 2월 '지역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동차 운전면허증에 표기돼 있는 지역명을 삭제하기로 결정하고, 경찰청과 제도개선안을 추진하기로 발표한게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이후 별다르게 관심을 끌만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이런 일을 하는 곳이구나"라는 분명한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대통합위의 활동이 이렇듯 눈에 띄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국민들의 이목을 끌만한 '통합의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갈등을 해소할 통합 과제들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 '지역감정 극복 방안'이라든가, '지역편중 인사 문제' 같은 이슈가 될만한 통합 문제들을 다루지 못했고, '밀양 송전탑 건설' 처럼 사회적으로 갈등과 논란이 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해온 것입니다.

제가 갑작스레 국민대통합위원회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최근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9월 건물을 완공한 뒤 이전해 개장을 추진하다가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개장을 미뤄왔던 곳으로, 지난 달 28일부터 전격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한국마사회는 석달동안 시범운영을 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를 놓고 한국 마사회는 물론 개장을 찬성하는 주변 상인들과 이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용산화상경마장
급기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현장을 찾아 "교육환경과 주거환경이 보호돼야 한다"며 "시범운영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용산구청에서 4년 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받은 만큼 석달 동안의 시범 운영을 통해 주민들이 우려하는 문제점들이 나타나는지 지켜보겠다"며 시범운영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용산 화상경마장 현장을 방문하기에 앞선 지난 13일,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국민대통합위원회를 방문해 한광옥 위원장을 만나 화상경마장에 대한 서울시의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중재를 요청했습니다. 한국마사회 역시 3개월 동안 시범운영을 해본 뒤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대해 국민대통합위를 통해 해결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갈등의 당사자인 한국마사회와 지역주민 사이에 제 3자라고 할 수 있는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갈등 해결을 위한 중재자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국민대통합위가 용산 화상경마장 중재와 관련해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양측간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속의 국가기구로서 논란의 중심에서 중재에 나선다는데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 홈
국민대통합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설립목적을 보면 "우리 사회에 내재된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과 상생의 문화를 정착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치를 도출하기 위해..(중략)...설치됐다"라고 돼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용산 화상경마장 문제는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존재 의미를 내보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민대통합위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갈등 현안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통합이슈를 발굴해 내지도 못한다면 그 위상과 존재감도 갈수록 작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민대통합위의 활동이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박 대통령의 핵심 국정 어젠다 가운데 하나인 '국민통합'의 실천 여부가 국민대통합위의 활동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평가받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취임 이후 '불통' 논란과 함께 '통합의 정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박 대통령 입장에서도 국민대통합위의 활동을 적극 챙겨봐야할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용산 화상경마장 문제에 대해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있게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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