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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정창수가 누구?" 뿔난 평창조직위

[취재파일] "정창수가 누구?" 뿔난 평창조직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신임 위원장에 정창수(57세) 전 국토해양부 제 1차관이 내정됐습니다. 정창수 전 차관은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국토해양부 1차관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년여 앞으로 다가온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직위원장은 정관상 위원총회에서 선출하는데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임명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김진선 위원장의 전격 사퇴로 패닉에 빠졌던 평창조직위원회는 정창수 전 차관 내정 소식에 대체로 "정창수가 누구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인물에 대한 평가는 둘째치고라도 평창조직위 직원도 대부분 모를만큼 지명도가 너무 떨어진다는 겁니다. 어떤 간부는 "한마디로 동계올림픽을 우습게 보는 잘못된 인사"라며 "문체부가 다루기 쉬운 사람을 선정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대회준비를 진두지휘해온 김진선 전 위원장보다 능력이나 도덕성에서 뛰어난 사람이 와야 하는데 이와는 동떨어진 인사라는 겁니다. 정창수씨가 조직위원장을 맡기에 부족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평가됩니다.

 1. 스포츠 문외한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엄연히 스포츠 행사이다. 동계스포츠에 대한 이해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롯한 국제 스포츠계와의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는 필수적이다. 정창수씨는 스포츠와 관련된 경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조직위원장의 '격'에 맡지 않는다.
 법적인 규정은 없지만 조직위원장의 위상은 장관급 이상이다. 조직위원장 아래에 있는 당연직 부위원장의 면면을 보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대한체육회장, 대한장애인체육회장,강원도지사 등이다. 그리고 현재 조직위 곽영진 제1부위원장이 동갑내기 차관 출신이다. 비슷한 경력의 차관이 한 사람은 위원장, 한 사람은 직속 부하인 제1부위원장인 셈이다.

3. 새누리당 당내 경선 탈락
 정창수 전 차관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도전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에 밀려 당내 경선도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최흥집 후보는 본선에서 현 최문순 지사에게 패배했다. 당내 경선도 통과하지 못한 정창수 전 차관이 조직위원장이 되면 부위원장인 최문순 도지사의 '윗분'이 된다. 정치 도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된다. 쉽게 말해 조직위원장이 말이 강원도에 통하겠느냐는 것이다.

 '미스터 동계올림픽'으로 불렸던 김진선 전 위원장도 마케팅과 경기장 건설,정부-강원도와의 관계 정립은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각종 요구에 대응하느라 힘에 부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정창수 전 차관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려면 '슈퍼맨' 같은 능력을 보여야 합니다. 본인에게도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직위 일각에서는 "정부가 너무 강원도 인물에 집착하다보니 이런 인사가 나왔다"며 향후 사태 전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흔히 인사가 만사'라 하는데 잘못되면 '인사가 망사'가 된다는 사실을 정부는 뼈저리게 깨닫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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