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수정 "단종된 소주병 안, 무엇이 있었는지 검증해야"

▷ 한수진/사회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어이없게도, 허탈하게도 수사당국이 그렇게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펴면서 붙잡으려고 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었다고 하죠. 경찰은 순천 매실밭에서 40일 전 발견된 시신과 DNA, 지문까지 유병언 전 회장과 일치한다, 타살흔적은 없다, 이렇게 발표를 했는데요. 하지만 죽음을 둘러싼 의문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의문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 함께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정 교수님.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정말 유병언 전 회장의 시신이 맞을까, 여기에 대한 교수님 의견은 어떻습니까?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많은 분들이 여전히 의아해하고 계실 텐데요. DNA와 지문이 모두 일치하는 그런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거의 소수점으로 따져서 0.0001%보다도 더 작은 확률입니다, 맞기가.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가 의심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말이죠, 그래서 교수님께 한번 여쭤봤습니다.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그렇게 보시는 군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유병언 회장의 시신이 맞다고 해도 여전히 의문이 많이 남습니다. 죽음의 경위가 미스터리입니다. 지금 뭐 자살이냐, 타살이냐, 돌연사냐, 여러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밝힐 수 있을까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네, 이거는 사실은 수사 당국이 꼭 밝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을 그냥 미궁에 빠뜨려 놓고 의혹만 남은 채로 덮인다면 뭐 그야말로 근본적으로 형사사법기관, 수사시관에 대한 의심을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나 진배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꼭 밝혀야 한다는 판단이고요. 지금 여러 가지 자살을 추정하는 현장 특성이나, 동시에 자연사일 것 같은 내용도 틀림없이 현장에는 있고요. 지금 사체가 목과 몸으로 분리가 되어 있는 것이 여전히 타살의 가능성, 이런 것들을 시사한다고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독극물 검사나 그 외의 여러 가지 진술들이 추가로 나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비서가 25일 날, 전에 수사관들이 닥치기 전에 어떤 제 3자가 유병언 회장을 데리고 갔다, 이런 종류의 진술도 나오고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순천 별장에 수사관들이 급습하기 하루 전날에, 25일 전인 24일이 되겠군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네, 그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진술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일단은 여비서가 구속이 되어 있으니까 검찰에서 이런 부분을 차근차근 다 밝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보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 되었고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말씀 아니겠어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까 독극물 검사 이야기도 하셨는데, 이 독극물 검사라는 것은 어떤 독살의 가능성을 밝히기 위한 것인가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이고요. 지금 가방 안에서 나온 물건들 중에 술병들이 몇 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주병도 있었고 막걸리 병도 있었는데 문제는 소주병이 일반 시중에서 구입할 수 없는 병이었다는 점이, 2000년 대 초반에 품절이 된, 더 이상 생산이 안 되는 단종된 종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그 병을 어디서 구한건지, 어떤 용도로 구한 건지, 왜 가지고 다녔는지, 여러 병을 가지고 도주한다는 것은 사실 설득력이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유리병 안에 도대체 무엇이 들었는지는 여전히 지금 뭐, 검증이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유 회장이 평소에 술은 안 마셨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 소주병이 나와서, 그러면 술을 마셨다고 하는 건가,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 교수님께서는 이게 단종된 제품이고 하니까 뭔가 술이 아닌 다른 것을 넣고 다닐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지금 자살로 단정하기에도 의아스러운 점들이 또 많이 있죠?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아무래도 스스로 100%,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현장이라고 보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자살자들 같은 경우는 본인이 뭐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이나 이런 것들이 현장에 반영이 되어 있을 가능성, 본인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 또는 생활하던 방식으로 자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농후한데, 지금 유병언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은밀하게 타인과의 접촉을 굉장히 제한하면서 숨어서 지내다시피하는 사람이거든요. 바깥에 나가서 진료를 받기 싫어가지고 자신의 컨테이너 지하에다가 진료실을 마련해서 거기서 치료를 받을 정도로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접촉을 안 하던 사람인데 과연 이렇게, 매실 밭이라는 곳이 사실은 굉장히 개방되어 있는 장소입니다. 누구라도 바깥에서 볼 수 있고, 그런 개방적인 장소에서 과연 마지막 순간을, 자살을 하려고 선택했을까 라는 것은 부적절한 장소라고 여겨지고요. 그뿐만 아니라 자살자들은 대부분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몇 자를 적어서 남기는 게 일반적이죠. 더군다나 유병언이라는 사람은 매일 일지를 쓰다시피 한 메모 같은 것들도 일기 같은 것들이 계속 남아 있는 그런 습벽이 있었던 사람인데.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 뭐 인천지검 특별 수사팀이 입수한 유병언 전 회장의 메모도 공개가 되지 않았습니까.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네, 그런데 아무런 쪽지도 없이, 과연 유서 한 장 없이 자살을 하는 것이 과연 자연스러운가 하는 것들도 의심을 해볼 만한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이제 자살자로서 전형적으로 있어야 할 물건들 같은 것들이 결여되어 있고, 부재하고. 대신에 좀 이해할 수 없는, 예컨대 술도 안 마시는 사람이 술병이 잔뜩 있다거나 별로 유병언 씨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물건들은 현장에 많이 흩어져 있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자살로 믿기 어렵게 만드는 그러한 부분이라고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메모 이야기를 잠깐 드렸는데요, 인천지검 특별 수사팀에서 입수한 메모를 보면 도피 중에 작성했던 것으로 보여지고, A4용지 31쪽 분량의 메모라고 해요. 이게 참 재미있게, 거울에 비춰야 제대로 읽혀질 수 있게 반대로 썼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내용을 좀 읽어드리면, “눈감고 팔 벌려서 요리조리 찾는다. 나 여기 있는 줄 모르고 요리조리 찾는다. 기나긴 여름을 향한 술래잡기가 시작되었다.”, “내 노년의 비상한 각오와 회복되는 건강을 경축하며” 이런 내용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메모들은 도저히 유서로 볼 수 없는 내용이라는 말씀이시죠?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그렇죠. 보통 자살을 하기 전에 자살 사고라는 걸 먼저 합니다,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고처럼 자살을 하는 게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예견된 며칠 또는 몇 달 있다가 예견된 본인의 죽음 앞에서 보통 모든 생각 자체가 자살과 연관되는 생각들로 구성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글의 내용은 오히려 검경과 술래잡기를 한다는 둥, 이런 식의 그야 말로 상당히 어떻게 보면 과도한 자신감과 본인의 건강을 경축하며 이런 식의 이야기가 자살자가 쓰기에 적합한 메모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요. 그렇기 때문에 25일 직전까지도 전혀 자살을 염두에 둔 사람이 아닌데, 갑작스럽게 25일부터 12일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결국 이제 시신이 상당 부분 뼈가 드러난 상태로 발견이 되었다니까 결국 25일 직후에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그럼 도대체 그 며칠 사이에 심정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상당히 고양된 상태에서 이렇게 추락할 수 있는가. 이건 사실 상당히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요, 지금 교수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메모도 그렇고 평소의 성격으로 볼 때 유병언 회장이 어떤 죽음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건가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그런데 현장을 보면 굉장히 특이한 것들이 있어요. 지금 신발을 깨끗하게 벗어서 마치 물로 뛰어들기 전에 신발을 가지런히 챙겨놓는 듯한 그런 정황들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걸 자살을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이와 같은 행위를 할 건가, 라는 것도 의심도 들고요. 또 무엇보다도 20억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그 정도의 금전이라면 충분히 강도 살인도 예상할 수 있을만한 돈이거든요. 그리고는 또 유병언 씨의 죽음으로 인해서, 차명계좌가 워낙 많았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틀림없이 금전적으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 그냥 곧이곧대로 자살로 또는 자연사로, 당뇨가 있었긴 하나 자연사로 취급하면서 이걸 그냥 덮어버리는 것은 현재로서는 적절치는 않다,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또 밤에 무슨 기온이 8도까지 떨어졌다 하는 이야기도 있고요. 옷도 상당히 두툼하게 입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이야기가 되고 있던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뭐 충분히 노인네가 혼자서 고립이 되면 그럴 가능성은 없지 않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의 주변에 대단히 많은 조력자가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 조력자들은 다 어디가고 갑작스럽게 혼자서 이렇게 자연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을까도, 그렇게 상황이 만들어 간 조력자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여서 그것 역시도 타인, 제3자의 존재를 우리가 도저히 추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뭐 정확한 사인은 국과수 감식을 통해 나올 수 있을 텐데 일단 너무나도 아쉬운 건 경찰의 허술한 초기 대응이죠?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네, 그렇죠. 사체로부터 나온 머리카락이나 심지어 목뼈까지로 수거를 못 해서 언론에 모두 적극적으로 보도된 다음에 몇 시간 있다가 수거를 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찰이 왜 이렇게 수사를 했는지가 단순한 실수일까,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단순한 실수 아닐까요?

▶ 이수정 교수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근데 도대체가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찰 같으면 저희가 세금으로 참 이렇게 하는 게 문제가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