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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서울 피해가는 장맛비…다음 주 폭우로 나타나나

[취재파일] 서울 피해가는 장맛비…다음 주 폭우로 나타나나
장맛비가 또 서울을 피해갔습니다. 새벽부터 강해진 비가 거침없이 중부로 이동할 때만 해도 드디어 서울에 장맛비다운 비가 내리는구나 하고 기대를 했었는데 비는 서울 바로 남쪽에만 쏟아지더니 아침에는 비구름이 다시 남쪽으로 이동해 버렸습니다.

오늘 내린 장맛비는 그동안 이어진 비와는 사뭇 다릅니다. 그동안의 비가 얌전하게 내렸다면 이번 비는 무척 거칠었거든요. 장마가 시작된 이후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쏟아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비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발달하면서 폭우를 쏟아 부었는데 인천 송도에는 한 시간에 70mm가 넘는 물 폭탄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올 7월 서울에 내린 비를 다 합쳐도 25mm가량 밖에 안 되는데 불과 한 시간 만에 서울 강수량의 3배 가까운 집중호우가 기록된 것입니다.

송도에는 이후에도 시간당 30mm이상의 폭우가 이어지면서 불과 10시간 만에 26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졌습니다. 올 기록된 장맛비 가운데 가장 강한 비입니다. 경기도 안성과 평택, 화성 등 경기남부 곳곳에서도 150mm안팎의 비가 내려 7월 평년 강수량의 절반이상을 채웠습니다.

격한 비가 이어진 경기남부와는 달리 서울은 먹구름이 잔뜩 하늘을 가리기는 했지만 정작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오늘 하루 서울의 강수량은 1.5mm에 그쳤는데요. 비구름의 경계가 공교롭게도 서울과 경기 경계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번 비는 필리핀을 강타한 뒤 중국으로 이동 중인 9호 태풍 ‘람마순’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현재 ‘람마순’은 매우 강한 중형태풍의 위력을 유지한 채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대를 향하고 있는데 이 태풍이 북상하면서 한반도의 장마전선도 함께 북쪽으로 이동한 것이죠.

하지만 태풍이 예상보다 더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둘 사이를 연결하던 고리가 끊어지고 이 때문에 장마전선이 서울까지 북상하지 못한 것은 물론 오전 중에 장마전선이 다시 남쪽으로 이동해 버렸습니다.

변수는 또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는 10호 태풍 ‘마트모’가 생긴 것인데요. 괌 서남서쪽 약 1100km라는 먼 해상에서 오늘 생긴 10호 태풍 ‘마트모’는 아직 약한 소형태풍입니다. 이 태풍은 점차 발달하면서 타이완 섬을 향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장마전선을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태풍에서 많은 수증기가 장마전선에 공급될 경우 오늘 송도에 내린 폭우가 또 재현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올 장마는 아직도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 다음 주 중반 이후 한반도 북쪽에서 확장하는 찬 성질의 기압골의 움직임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라고나 할까요?

분명한 것은 7월 서울에 내린 장맛비의 양이 너무 적다는 것이고 이를 보완할 움직임은 분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 중부에 비소식이 있는데 이 비가 서울에 집중호우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걱정인데요. 워낙 강수량이 부족하다 보니 이를 한 번에 만회하기 위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 말입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늘 차근차근 쌓아가는 단계가 필요한데 이 단계를 무시한 채 단 한 번에 결과를 얻으려 할 때 나타나는 결과를 알기에 더욱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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