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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수정체 검사로 치매 조기 진단

망막·수정체 검사로 치매 조기 진단
망막 또는 수정체 검사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호주와 미국 연구팀은 뇌세포에 나타나는 치매의 특징적 표지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망막 또는 수정체에서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해 치매를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 등이 보도했습니다.

치매를 확실하게 나타내는 표지는 뇌의 신경세포 표면에 덩어리처럼 쌓이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입니다.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나 고통이 수반되는 침습적 방법인 요추천자(腰椎穿刺)를 통한 뇌척수액 검사 외에는 이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존재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입니다.

호주 국립연구기관인 영연방과학산업연구소(CSIRO)의 숀 프로스트 박사는 망막 촬영으로, 미국 코그노프틱스(Cognoptix) 사의 폴 하퉁 박사는 수정체 촬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프로스트 박사가 개발한 방법은 카레를 만드는 데 쓰이는 강황의 주성분인 쿠르쿠민(curcumin)을 형광 꼬리표(fluorescent tag)로 이용해 망막에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영상으로 찾아내는 것입니다.

쿠르쿠민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결합하는 성질이 매우 강한 물질입니다.

신경학자들은 뇌 신경세포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과 망막에 나타나는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믿어오고 있습니다.

프로스트 박사는 치매 환자를 포함한 40명을 이 검사법을 실험한 결과 민감성(sensitivity) 100%, 특이성(specificity) 80%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민감성이란 질병이 있는 사람을 양성(질병이 있다고)으로 판단하는 능력, 특이성은 질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질병이 없다고)으로 식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한편 수정체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를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한 하퉁 박사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결합하는 연고를 형광 꼬리표로 이용했습니다.

그는 이 방법을 치매 의심 환자 20명과 연령대가 같은 건강한 사람 20명을 대상으로 눈꺼풀 밑에 이 연고를 바른 뒤 레이저 스캐너로 수정체를 촬영했습니다.

그 결과 민감성은 85%, 특이성은 95%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렇다 할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들이 임상시험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뇌손상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에 조기진단을 할 수 있어야 치료 또는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이들은 믿고 있습니다.

이 두 연구결과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내일(15일) 발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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