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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째 망망대해 떠도는 원양어선…기막힌 사연

<앵커>

우리나라 원양어선 한 척이 만선인 상태로 9달째 대서양을 떠돌고 있습니다. 먹을 것도 연료도 다 떨어졌는데, 이 배가 항구로 들어가지 못하는 기막힌 사연이 있습니다.

표언구 기자입니다.

<기자>

대서양 동남해역에서 메로를 잡는 500톤급 원양어선 인성 7호입니다.

지난해 10월, 만선의 기쁨을 안고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로 입항하려던 이 배는 지금까지 공해 상을 떠돌고 있습니다.

연료가 떨어지면서 침몰 위험이 커지고 있고, 선원 15명이 먹을 식량도 바닥난 지 오래입니다.

[박창용/인성7호 선장 : 귀국하는 배한테 남는 것 얻어먹고 있었죠. 부식류가 제대로 공급이 안돼서 건강상태가 안 좋고요.]

이렇게 망망대해를 떠도는 이유는 해양수산부가 9개월째 어획증명서 발급을 늦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획증명서가 없으면 입항과정에서 40억 원 어치의 고기를 모두 압수당하게 됩니다.

해수부는 인성7호가 아르헨티나의 배타적 경계수역을 넘어 불법조업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해수부 공무원 : 불법을 한 것으로 판단해요. 아르헨티나 정부에 확인이나 해달라고 해서 지금 마지막으로 확인절차에 들어간 거고요.]

미국과 EU 등이 한국을 불법조업국으로 지정하려는 마당에 문제의 선박에 대해 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선사 측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넘지 않았고, 아르헨티나 정부도 문제 삼지 않는 마당에 우리 정부가 자국 선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연하지 못한 행정과 손해를 감수할 수 없다는 선사의 고집 때문에 인성7호는 위험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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