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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표창원 "'인천 토막 살인사건' 정신적 문제로 죄 탕감하려…"

대담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 한수진/사회자: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 시간입니다. 지난 달 31일 이죠. 인천의 한 공단지역에서 아주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남성의 시신이 가방에 아주 잔인하게 훼손된 채 발견되었고요. 경찰 수사 결과 30대 여성이 피의자로 검거되었습니다. 그런데 검거 직후에 범행을 시인했던 이 여성이 지금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이해하지 못할 비상식적인 진술을 하고 있어서 의문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해서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건 너무 끔찍한 거죠. 소장님 여러 사건 많이 보셨을 텐데, 그래도 이번 사건은 참 끔직한 사건에 속하는 편 아닌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일단 시신 훼손 행태, 그리고 시신에서 발견된 상처가 30군데 이상의 흉기로 찔린 상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너무 끔직한 모습인 것은 사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30곳이나, 보통 이렇게 많이 찔렀을 때는 어떻게 봐야 되는 건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양자 간 원한관계가 대단히 깊어서 분노가 폭발한 형태일 가능성이 있고요. 또 하나는 피의자 쪽에, 우리가 흔히 ‘사이코 패스’라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반사회성 인격 장애라든지, 분노 조절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오버 킬이라고 부릅니다. 과잉 공격행위가 나타나든지. 아니면 피의자가 나이가 어리거나 미숙하거나 피의자 스스로 범행하면서 두려움, 불안 이런 것에 휩싸였을 때에도 본인이 제어하지 못하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이번 사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정리를 해볼까요, 소장님.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달이죠. 5월 31일, 한 30대 남성분이 길을 가다가 길에 있는 커다란 가방을 발견합니다. 그 안에서 시신의 일부가 발견되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냥 골목길에 가방이 있었다는 거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인근에 있는 CCTV부터 검색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차량이 나왔고 차량에서 내린 여성의 모습도 나왔고요. 그래서 이 차량을 다시 추적해 들어가고 인근에 있는 숙박업소, 하루 만에 용의자 고 모씨, 30대 여성을 검거하게 됩니다. 검거한 뒤에 조사를 했더니 이 피의자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그리고 범행 장소인 무인텔도 확보가 되었고 나머지 시신, 하반신에 해당되는 시신을 버린 장소도 이 여성이 진술합니다. 그래서 경찰이 파주에 있는 한 농수로에서 시신을 발견하게 되고요. 그렇게 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는데요. 문제는 경찰이 추가 수사를 하면서, 범행 당일 날 이 피의자가 금은방에서 300만 원 가량의 귀금속을 구입한 사실을 밝혀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 당시 구입할 때 사용한 신용카드가 사망한 피해자의 신용카드이었던 거죠. 그래서 범행 동기가 처음에 피의자의 진술 상에서는, ‘성폭행을 피하기 위해서 했다.’

▷ 한수진/사회자:
처음에는 이렇게 진술했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랬는데 경찰이 수사한 결과, 이건 금품 목적인 것 같다, 그리고 우발이 아니라 계획적인 것 같다, 이렇게 수사방향을 잡고 들어가니까 그 때부터 피의자는 전면 진술을 거부하고요. 자신이 범행하지 않았다, 부인하게 되고, 그리고 앞서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거는 사실 자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한 거다.’, 이런 제3자의 행동인 것처럼 진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완전 진술을 뒤집고 있는 거고요. 이 30대 여성이 채팅으로 50대 남성을 만난 건데, 어쨌든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하려고 해서 피하려고 하다가 우발적으로 처음에는 죽였다고 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거죠, 다 뒤집고 있다는 거고요. 혹시 범행을 부인하기 시작했다면, 진범이 따로 있거나 공범이 있는 건 아닐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일단 고 씨 스스로가 범행을 자백한 상황에서 정황과 자백 진술이 맞아 떨어지고요. 그리고 그 동안 경찰 수사 결과 고 씨가 우발적으로 채팅에서 만난 남성을 성폭행을 피하려다가 살해했다는 것과는 달리 이미 채팅으로 이 남성을 만나기 전에 살해도구들을 구입한 사실들도 확인 했습니다. 그리고 시신 유기를 위한 가방 구입 사실도 확인이 되었고요. 그 다음에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는데 CCTV의 여러 곳에서 발견이 됩니다. 일단 무인텔 외곽에 있는 CCTV에서도 확인이 되었고요. 시신 유기장소, 그리고 금은방, 도구 구입 장소 이런 모든 곳의 CCTV화면에는 고 씨, 피의자 혼자만 행동한 것으로 다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봤을 때 공범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요. 그리고 진범 여부도 확실한 것으로 현재까지는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동선도 그대로 노출되었고 말이죠. 가방도 그냥 골목길에 두었다고 하고 흉기는 미리 준비했다고 하고 계획된 범행인 것 같은데도 전반적으로 참 허술해 보이네요. 그런데 왜 갑자기 범행을 부인하고 있을까요? 일단 형량을 깎아보자, 이런 걸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일단 일반적인 경우라면 형량 깎기 위한 방법으로는 적당치 않죠. 증거가 너무나 확연하기 때문에 본인이 오히려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 보이면서 선처를 구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가장 형량을 낮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피의자가 미혼 여성이고 아직까지 도로교통법 위반, 단순한 과실 이외에는 범죄 전과가 없습니다. 이런 점들을 모두 감안한다면 특히 성폭력 피해를 피하려고 했다든지, 이런 진술이 일부라도 받아들여지고 한다면 상당한 감형도 받을 수 있겠죠. 그런데 그러한 방법을 택하지 않은 뒤에는 2가지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대단히 고 씨 피의자의 죄질이 나쁜 경우이죠. 처음에 자백한 것도 사실상 이 범행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는 데 성폭행 피해라는 것을 내세워서 일단 자신의 자백을 경찰이 받아들여주고 자기의 진술대로 조사를 하고 증거를 확충해서 송치할 경우에 나중에 살인이 아닌 폭행 치사,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죠. 거기다가 정상참작들을 받으면 상당한 감형이 예상되었는데 경찰 수사로 금은방에서 금품 구입 문제가 드러나고 계획성이 드러나게 되면서 자신의 시나리오가 모두 깨지니까, 안 되겠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 나는 중형을 피할 길이 없다. 이래서 고의적으로 자신의 진술의 횡설수설함을 나타내면서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연기, 연극을 하는 이럴 가능성이 하나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처음에는 어쨌든 동정과 선처를 받으려고 한 거예요, 성폭행을 내세워서.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죠. 그런데 그게 어그러지니까 완전히 전면 부인으로 나서면서 반대의 극단적인 자신의 죄 자체를 아예 정신적인 문제로 탕감 받으려는 이런 행태일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렇지 않다면 실제로 이 사람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인격 장애 부분은 상당한 부분에서 확인이 되었는데 인격 장애만 가지고 우리 형법 제 10조의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을 인정받긴 어렵거든요. 그것보다 더 한 형태의 어떤 현실을 혼동한다든지, 인식하지 못한다든지, 자신의 행동 자체를 타인의 행동으로 오인한다든지, 이런 심각한 인지장애 등이 있음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이런 계획된 행동일 가능성이 있거나 아니면 실제로 그렇거나 2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이런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이런 것도 하나의 범죄 이유가 되는 거군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여성들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데요. 우리가 흔히 공주병이리고 하죠. 일반적인 경우보다 심할 경우, 주변의 관심을 너무 받고 싶어서 사치, 향락을 포장 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좌지우지하거나 이런 경우들이 여기 해당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되면 어떻습니까, 수사하기 어려워질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일단 유무죄 판단을 위한 증거는 충분히 확보가 되었고요. 다만 범행의 동기, 죄질, 과연 이 사람에게 진짜로 심신미약의 문제가 있는가. 이 부분에 있어서만 전문가적인 감정, 정신과 의사가 해야 되겠죠. 그리고 좀 더 생활행태에 증거, 이런 것들의 확충이 필요해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용의자 주변을 샅샅이 조사해볼 필요가 있는 거군요. 그래서 만약 이런 인격 장애가 있는지, 이런 부분도 살펴봐야 할 것 같고요. 어쨌든 지금은 말을 바꾼 상황이라서 조사도 그에 맞추어서 치밀하게 진행 되어야 할 필요가 있겠어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초기에 자백을 통해서 너무 쉽게 해결되었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에 진술의 일관성 문제, 어느 쪽 진술이 더 맞느냐, 그리고 이 사람의 상태가 어떤가, 이런 부분을 좀 더 치밀하게 보완 보강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하여튼 이 용의자 대단하네요. 그렇게 끔찍한 사건을 저질러놓고 태연하게 쇼핑을 했다고요. 귀금속을 얼마 어치를 구입했다고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300만원 어치인데요. 귀금속 구입도 과연 이 사람의 사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합리적 이성적으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인가, 이 부분도 추가조사가 필요한데요. 일단 구입한 귀금속류가 자신이 치장하기 위한 보석류이기 보다는 황금성이 높은, 금 계통의 귀금속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조금 더 조사가 더 있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습니까, 소장님. 점점 인격장애, 지금 뭐 단언할 상황은 아니지만, 이런 것으로 인해서 기인된 끔찍한 사건들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살인, 하면 대게 원한, 금품, 치정 3가지가 대부분의 원인이었습니다, 동기였고요. 그런데 최근에는 원한도 없고 금품도 그렇게 살인할 만큼 문제도 아니고 치정이 얽힌 것도 아닌데 사람을 살해하는 이런 형태가 많이 늘고 있고요. 그 이면에는 대부분 인격장애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인격장애 문제는 유아기 때부터 잘못된 양육, 훈육, 그리고 환경적인 영향이 많은 영향을 받아서 생기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의 현 상황이 과거 3~40년 전부터 시작된 지나친 사회적인 병리현상, 교육이나 가정의 황폐화, 경쟁의 심화, 빈부격차, 이런 것들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가 병들었다, 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자 이 사건 지금 검찰에 송치된 상태인데, 범행 자체도 끔찍하지만 피의자의 이상행동, 진술, 어떻게 보면 무슨 공포영화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소름이 끼칩니다. 철저한 추가 수사, 전문가 진단으로 정확한 진실이 드러났으면 좋겠네요. 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건과 사람들 표창원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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