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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전동차에 '폭발 위험' 노후 소화기 수두룩

<앵커>

지난주 수요일 발생한 지하철 3호선 방화 사건이 전동차에 소화기가 준비 돼 있어서 잘 막았다고 전해드렸었죠.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전동차 안 소화기들을 점검해보니 문제가 많았습니다.

안전이 미래다, 연속기획 김도균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철 전동차 안 소화기를 살펴봤습니다.

소화기는 축압식과 가압식이 있는데, 압력계가 없는 가압식 소화기들이 곳곳에 비치돼 있습니다.

지하철 전동차 안에 설치된 소화깁니다.

지난 1999년 이후 생산이 중단된 가압식 소화기인데요.

이 제품도 96년에 만들어졌고 안전핀조차 없어서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막아 놓은 상탭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가압식 소화기가 폭발의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가압식 소화기는 내부에 가스용기가 있어, 레버를 당기면 용기가 터지면서 가스와 분말이 섞여 분출됩니다.

그런데 용기가 터질 때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노후화된 표면 쪽으로 폭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에서 가압식 소화기가 폭발하면서 불을 끄려던 남성이 숨지는 등 폭발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등포경찰서 직원 : 분사하다가 소화기 아래가 터져버린 거예요. 압력을 못 이겨서요. 분사가 안 되고. 이게 정말 오래된 소화기더라고요. 몇십 년 됐다는 것 같더라고요.]

일본에서 일어난 소화기 폭발 사고의 89%인 127건은 가압식 소화기에서 일어났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1호선 코레일 열차 10량에 비치된 소화기 20개 가운데 17개가, 4호선 코레일 열차에서도 20개 가운데 18개가 만든 지 15년이 지난 가압식 소화기였습니다.

현행법 상 역사는 건축물이라 소방당국이 노후소화기 교체를 지시할 수 있지만 전동차 안에 있는 소화기는 관리 감독할 권한이 전혀 없습니다.

[소방본부 관계자 : 가압식 소화기는 가급적 폐기를 하라고 말씀을 드리고 있거든요. (전동차는) 정기적으로 나가는 소방특별조사 이런 게 없기 때문에요.]  

코레일은 자체 점검을 하고 있다며 비용 문제를 제기합니다.

[코레일 관계자 : 보유하고 있는 전동차가 2천여 대 돼요. 소화기가 앞뒤로 해서 두 개씩 놔줘야 하고, 그러면 5천 개 정도를 한꺼번에 바꿔야 한다는 얘긴데요.]  

코레일의 연간예산은 5조 원이 넘는데 축압식 소화기 1대 값이 2만 원 정도니까 5천 개를 바꿔도 1억 원이면 충분합니다.

위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안전예산이 투자가 아닌 비용이란 인식이 여전합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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