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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결국 포기하나

"기술이전 박한 F-35 선택으로 KF-X 위기"

[취재파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결국 포기하나
F-16보다 성능이 우수한 국산 미디엄급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제대로 될지 말이 참 많더니 이제는 포기한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히 들리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된 F-35의 록히드 마틴이 KF-X를 위한 기술이전을 주저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 물 건너갔다”는 설(說)이 뜬 소문인 줄 알았는데 외국에서는 한국 정부가 KF-X를 포기할 것이라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우리 정부는 스스로 공식 발표를 파기하고, 했던 검토 또 하는 이해 못할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9일 방위사업청은 거창하게 KF-X 개발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4월에 하고 6월쯤 우선협상대상업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었지요. 해당 업체와 11월에는 체계개발 계약을 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고 세세한 시간표도 내놨습니다. 그런데 방사청은 모두 없던 일로 하고 지난 주에 사업 타당성 자체를 검토하는 연구 용역에 다시 착수했습니다. 무려 7번째 연구용역입니다. “KF-X 사업 안한다”는 소리로 들릴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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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부, KF-X 포기하고 미디엄급 전투기 수입 고려”

해외 항공 전문지 Aviation Week &Space Technology 등은 최근 방사청이 KF-X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연구기관에 KF-X 사업의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겼다며 KF-X 포기에 무게를 뒀습니다. 그 연구기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한국국방연구원은 이전 연구에서도 KF-X사업이 비경제적이고 수출 가망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주장했었습니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의 이번 연구용역 목적이 KF-X사업에 회의적인 국회로 하여금 예산 편성을 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KF-X 사업이 무산되면 장차 우리 공군의 미디엄급 전투기에 공백이 생깁니다. 외신들은 KF-X 전력화 일정이 2020년 초중반이었기 때문에 5년 안에 미디엄급 전투기 도입 사업이 시작돼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유력한 후보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또는 보잉 슈퍼 호넷을 꼽았습니다. 한국형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는 것보다 돈도 덜 들고 국방비를 줄이는 세계적 추세에도 맞는 선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군 내부에서도 개발하느니 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요 몇년간 차세대 전투기로 F-35를 선정하느라 지독한 홍역을 치렀는데 또 머잖아 비슷한 사업을 한다? 미디엄급 전투기 없이 영공방위해보자는 말이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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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고됐던 일”…“소문은 현실이 된다”

차세대 전투기로 F-35를 선정했을 때 이미 ‘KF-X 포기’론은 고개를 들었습니다. 미국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F-35를 판매하는데 이 방식은 기술이전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FMS는 우리 정부와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이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수의계약으로 미 공군과 록히드 마틴의 계약 조건을 우리 정부가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방식입니다. 계약조건이 이미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밀당'의 폭이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미국 측에 기술을 내달라고 조를 수가 없습니다.

KF-X 사업을 하려면 전제조건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업체로부터의 풍부한 기술이전인데 전제조건이 무너진 셈입니다. 선진기술 못받아오면 KF-X 사업을 제대로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방사청은 KF-X 사업 하기에 충분한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에서는 KF-X 사업에 부정적인 연구기관에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을 맡기면서요. 방사청과 미국 측은 지난 26일부터 미국 현지에서 F-35 가격과 기술이전에 관한 3차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결과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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