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침몰 당시 탈출한 할머님이 자신을 구해준 청년을 찾고 있다는 사연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할머님 표현을 빌리자면 천사 같은 분인데, 그 생명의 은인을 찾았습니다. 22살 박준호 씨입니다.
김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위해 동호회원 4명과 함께 세월호에 탔다가 홀로 구조된 71살 신영자 할머니입니다.
TV를 보기 위해 일행들과 떨어져 있다가, 사고 직후 이름 모를 한 대학생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신영자/4월 18일 인터뷰 : 힘이 없어서 (제가) 못 올라가면 '가만히 있어보세요, 가만히 있어보세요' 이러면서 진정시키고 그 청년이 끌어 올려주고 그랬어요.]
군 입대를 앞두고 전국 일주를 위해 세월호에 탔던 22살 박준호 군입니다.
[어서 오너라, 세상에. 사니까 또 만나는구나.]
할머니가 애타게 찾고 있단 소식을 뒤늦게 듣고, 어젯밤(27일) 할머니의 병실을 찾았습니다.
급격히 기운 배 안에서 붙박이장을 부숴 계단을 만들어 주고, 내내 손을 꼭 붙잡아 준 박 군을 할머니는 천사라고 불렀습니다.
[너무 얘가 착하니까, 천사라니까. 얘가 나를 잡아 끌어 가지고, 그냥 자기 발 밑에다 갖다 놔주고 그랬어. 구조된 거도 얘가 (유리창 밖으로) 구명조끼를 흔들어서….]
불면증에 시달리던 할머니가 오래간만에 웃음을 되찾은 모습에 가족들은 고마울 따름입니다.
다음 달 3일 군에 입대하는 박 군은 앞으로도 할머니와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박준호/세월호 구조자 : 명절 때마다 (연락 드리려고요). 첫 휴가 때 전화 드리고…. 그때는 병원 퇴원하실거라고 하니까…. 그때 한 번 전화하고, 목소리 듣고 그러려고요.]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