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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故 김지훈 일병 父 "아들 죽게 한 가해자와 방조자 있다"

대담 : 故 김지훈 일병 아버지 김경준 씨

▷ 한수진/사회자:
지난 해 6월 경기도 성남 서울 공항에 공군 제 15특수 임무 비행단에서 한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공군에선 단순 자살로 결론을 냈지만 유족들은, 직속상관의 지속적인 괴롭힘 때문이라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고 김지훈 일병을 죽음으로 내몬 걸까요. 이 시간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 코너에서는, 군에서 죽음이, 의문사가 되어가는 구조적 문제와 심리, 대책 등을 집중 조명해보겠습니다.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김경준 씨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제작진에게 아들의 이름을 꼭 밝혀달라고 하셨다는데요. 왜 그런 말씀 하셨나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제가 진실을 밝히는데 굳이 익명 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이 들고요. 오히려 우리 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지훈이를 아끼는 주변 사람들이나 친인척들, 유가족, 친구들 모두가 이 사실이 명예회복을 위해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름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만큼 아드님의 명예회복을 간절하게 바라고 계신다, 이런 뜻이군요. 다시 한 번 사건을 짚어보겠습니다. 아드님, 고 김지훈 일병이 군에 간 것이 언제인가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작년 2월 25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적응은 잘 했습니까?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네, 아주 잘 적응을 했고요.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늘 편지를 꼭 보내고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오히려 저하고 집사람에게 많이 위로도 하고 하는 의젓한 아들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망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부모님과 면회도 했었다면서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네, 그랬어요. 저희는 집이 워낙 가깝습니다, 부대하고. 차로 한 5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1주일에 거의 매일 집사람하고 면회를 갔고 그랬는데 사망하기 직전 보름 전 부터는 우리 지훈이가, 토요일도 면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애가 좀 힘들기는 한가본데 왜 그럴까, 조금은 의심은 했습니다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을 못했죠.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힘들다, 이런 이야기는 없었나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네, 그런 점은 없었지만 이런 이야기를 줄곧 해왔습니다. 부관이 자기를 참 많이 괴롭히고 또 거짓말한다고 윽박지르는데 참 답답하다, 그 사람은 인간적으로 ‘깜’이 안 되는데 왜 자기를 자꾸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이 이야기를 늘 볼 때마다 했습니다, 사실은. 그럴 때 제가 이렇게 이야기 했어요. ‘군대는 원래 그런 곳이고 네가 지난번에 이야기했듯 그 부관은 10월 달 되면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이야기 했지 않냐. 그 때까지만 잘 좀 참아라, 다 그런 것 아니냐.’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저는 이야기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생활하고 있었는데 숨지기 얼마 전부터는 뭔가 어려운 일이 있다, 상관의 괴롭힘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내비췄다는 거군요. 그러다 면회를 하셨던 바로 그 날, 지난 해 6월 30일, 아드님 김지훈 일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 숨졌다는 연락은 누구에게 받으셨어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새벽 5시 정도 되었는데, 본인이 15비(공군 제 15특수 임무 비행단) 원사라고 이야기하면서요. 지훈이 사망 소식을 저한테 알렸습니다, 직접 전화로. 그래서 제가 그 전화를 받고 저는, 동명이인, 이름은 같지만 사람이 다른 건가, 아니면 이게 꿈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달려갔죠.

▷ 한수진/사회자:
설마 내 아들일까 했었던 거죠. 얼마나 놀라고 충격적이셨겠어요. 그런데 어떤 이유로 숨졌다, 왜 목숨을 끊었다, 여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던가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그 때 어떤 원인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그 자리에서 나올 이야기는 없었고요. 저희가 도착했을 때 수사관이 가장 먼저 저를 맞이해주었고,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불러가도 됩니다’라고 해서 그 위에 있던 선임병이 있을 거고 그 다음에 저희가 익히 들었던 그 부관을 한 번 보자, 이렇게 해서 그들을 만났죠. 만났는데 저희가 처음에 그 얼굴을 접할 때 어떤 감정이 있거나 이런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저희가 감정적으로 절망 상태에서 이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우리 지훈이가 어떤 친구였고 무슨 일이 있어서 이렇게 떠났느냐, 이 정도만 물었고 그들도 상당히 당황했고 특히 부관은 눈물을 비추기도 하면서 그렇게 하길래, 또 이야기를 듣기가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로 하고 돌아가라고 저희가 이야기를 하고 저희는 그 다음 수순을 밟기 시작했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그리고 그 다음에 저희가 바로 수순을 밟았다는 것은, 우리 아들 시신을 국군 수도병원 영안실로 옮겼습니다. 장례 준비를 하게 되는데 그 때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장례를 치르게 된다면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저희가 물을 때 이 사람들이 제대로 대답을 해줄까, 이런 걱정이 많이 앞서고 해서 저희가 몇 가지 의심스러웠고,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공군 주변에 성남시 주변에 저희가 들었던 이야기가 뭐가 있느냐면, 우리 아들이 부관에 의해서 괴롭힘을 당해서 죽었다는 병들의 소문이 쫙 퍼져있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변에서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네, 부관이 어떤 이유 없이 애를 지나치게 돌리고 이 공항에서 완전군장을 싸가지고 연병장을 돌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랬는데 그런 행위가 계속 일어나는 것을 보고, 너무 심하다, 도대체 처음 온 초임 병한테 어떻게 저런 일이 자꾸 생길까, 이렇게 하면서 사람들은 말은 못했지만 모두가 불편하고 뭔가 일이 터지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 한수진/사회자:
주변에서 보기에도, 저건 정말 괴롭힘이 아닐까 하는 정도의 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그렇죠, 그렇지만 그 당시 저는 가혹행위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군에서 순직 처리해주겠다, 먼저 제안을 했다고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그건 이런 이야기입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 저희가 공개 질의를 신청을 했고요. 그 질의에 대한 답변을 7월 3일 날 저희에게 보내는 곳에서 문장으로 저희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헌병대는 규정이나 지침대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서, 위반자가 생기면 저희가 반드시 처벌하겠습니다.” 이렇게 문구가 적혀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그렇게 의지가 대단하고 이것은 믿을 만하구나라고 해서 고맙다, 고맙고 우리 지훈이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꼭 순직처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사실은 우리 유가족이 그 표현을 한 거죠. 그랬을 때 이 수사관도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도 노력을 하고 있으니, 유가족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그런데 걱정이 뭐냐면 순직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혹 행위가 있거나 혹은 우리 지훈이가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그런 기록이 있으면 좋은데 그런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주변에 널리 알려서, 또 내지는 친구들이든 아니면 친척들이든 그런 사건이 있으면 자기에게 바로 알려달라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쭉 해왔죠. 그랬는데 그 두 가지가 여의치 않으니까 계속 저희에게 와서 했던 이야기가, ‘저희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좋은 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훈이가 진료를 받은 것은 없지만, 지훈이가 세상을 7월 1일 날 떠났는데 7월 3일 날 국군수도병원 신경정신과 예약이 된 게 있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그 때 흘리더라고요. 그 때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지? 애가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예약을 한 것인가, 이런 의구심이 들지만, 그럼 그건 어떤 내용이냐 물어보니까 이야기를 더 이상 해주지 않았고요. 그건 별로, 예약이기 때문에, 진료 받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영향이 없는 거니까, 자기들도 참 아쉽습니다, 이 정도로 저희를 달랬죠.

▷ 한수진/사회자:
고 김지훈 일병이 군에 가기 전이나 처음 맡은 보직에서 일할 때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까?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전혀 없습니다. 거기에 대한 증거를 제가 알게 된 건 뭐냐면, 물론 이것은 저희가 최근에 4월 9일 날 정보 공개 신청을 통해서 알게 된 자료를 통해서입니다. 자료를 보면 이미 수사대 친구들이 그 지훈이에 대해 건강 보험공단에 요구해서 진료 기록이나 약국 사용 기록서를 다 떼서 봤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에는 물론 당연히 안 나타나죠. 당연히 부모라면 가장 자식을 잘 알지만 행여 우리에게 감출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저희도 객관적인 자료를 찾고자 혹시라도 주변에 친구들에게, 최근에 지훈이가 우울해하거나 어떤 증세가 있었는지, 부모가 모르는 그런 것을 친구들이 혹시 알까 싶어서 저희가 수소문 하면서 알아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전혀 없었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래서 올 1월에는 일반 사망으로 결국 처리가 된 거고요, 순직 처리가 안 되었다는 말이죠. 그나마 순직처리가 된다면 아드님의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하셨는데요, 그래서 가족들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다는 말씀이시고, 더구나 해당 부대장이, 김 일병이 숨진 이후에 진급을 했다고요.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네, 그렇습니다. 제가 사실은, 우리 아들은 작년 7월에 죽은 게 아닙니다. (울먹) 우리 아들은 4월 9일 날 죽었죠, 올해. 왜냐하면 7월 1일부터 4월 9일, 10개월 사이에는 저희가 사실과 진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죠. 그 다음에 4월 9일 날 정보 공개를 통해서 얻은 자료를 보니, 저희가 그걸 가지고 정말 수천 번을 보면서 집사람하고 진술서만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이건 명예회복이나 순직처리, 이런 용어로 될 일이 아니고 분명한 가해자가 있고요. 그 가해자를 방조하고 이렇게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그 방조자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부관과 단장이죠. 저는 그래서 이번에 이 사실을 알고, 저희가, 순직처리가 안 되었고 일반 사망이 되었기 때문에 저희가 순직 처리 해달라고 그걸 위해서 재수사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순직처리, 명예회복 필요 없습니다. 정말 필요 없고 저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 사실에 입각해서 재수사를 통해가지고 그 부관과 단장을 반드시 형사처벌 해주기를 바라는 거죠, 그거 밖에는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것이 가족의 요구사항이다. 자, 아버님, 일반 사망으로 판단하게 된 고 김지훈 일병이 남긴 마지막 메모 내용은 어떤 거였습니까?

▶ 김경준 씨 /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아, 그 메모 내용에 대해서 제가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데요. 우리 지훈이가 남긴 것은 유서가 아니라 마지막 메모입니다. 유서는 오랫동안 자기가 생각했던 글을 남긴 글이라면, 메모는 한 순간에 자기가 떠나기 직전에 화장실에서 그것도 작은 수첩에 짧게 써 놓은 글인데요. 그 짧은 글, 여섯 쪽 정도에서 네 쪽은 어떤 내용이 주로 있느냐면, “머리가 하얘지고 생각이 안 나고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부관에게 이 답답함을 이야기했는데 부관은 잘 이해 못 해주시는 것 같다.” 이런 내용들이 거의 모든 대부분을 차지하고요. 나머지 조그마한 두 곳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가 옛날부터 생각해 왔던 것, 이제는 가야 될 때가 되었구나, 그리고 오래전부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제 떠나야 되겠다, 외롭다, 물을 한 잔 마셔야 되겠다.” 라고 하면서 떠났습니다. (울먹)

▷ 한수진/사회자:
아버님, 지금 재수사 결정이 내려졌다는 보도도 있으니까요. 저희도 고 김지훈 일병의 죽음, 재수사결과 계속 좀 지켜보겠습니다. 아버님 오늘 여러 가지로 어려운 가운데 이런 말씀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고 김지훈 일병 아버지 김경준 씨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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