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9% 금리 유혹…원금 70% 날린 금융상품

<앵커>

금리가 워낙 떨어지다 보니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그랬습니다. 연 7.9% 확정금리라는 광고에 1천 400명이 돈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추진했던 투자 사업이 어그러지면서 고객들은 원금도 못 돌려받는 상황이 됐습니다. 알고 보니 은행이 서명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불완전 판매 사실을 금감원이 적발했습니다.

뉴스인 뉴스, 이홍갑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은행의 금융상품 투자 피해자들이 항의 집회에 나섰습니다.

은행이 제시한 연 7.9%의 이자를 믿고 돈을 맡겼는데 원금까지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겁니다.

피해자는 1천 400명이나 됩니다.

[권영일/'우리은행-파이시티' 투자 피해자 : 원금이 한 70% 날아가는데 나중에 알고 제가 크게 후회했어요. 죽고 싶었습니다.]

고율의 이자를 믿고 고객들이 맡긴 돈을 은행 측은 대규모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파이시티 사업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투자 사업이 실패하면서 손실만 떠안게 됐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들에게 넘어간 겁니다.

투자 실패에 따른 원금 손실 우려가 큰 금융상품을 팔면서도 은행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합니다.

[피해자 : 대한민국이 부도나기 전에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거 였고 또 공통적으로 한 말이 '정기예금으로 생각하고 들면 된다.'(고 했어요.)]

금융감독원이 특별 검사에 나서 은행 측의 불완전 판매 사실을 상당 부분 확인했습니다.

고객이 자필로 서명해야 하는 계약서에 직원이 대신 서명하거나, 투자 대상 상품을 아예 지정하지 않았거나 부정확하게 기재한 사례들도 다수 적발됐습니다.

금감원은 앞으로 피해 소비자 구제를 위한 분쟁조정 절차에 나설 계획입니다.

금감원은 또 조사에서 적발된 은행의 불완전 판매 부분에 대해서는 은행과 관련 임직원을 징계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