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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일반인 유가족 "대통령 면담도 대책도 우리는 배제됐다"

대담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 한수진/사회자: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 그러니까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이 아닌 나머지 일반인 피해자들은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점점 더 깊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지난 대통령과의 대화 자리에도 일반인 유가족들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오랫동안 숨죽여왔던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 뒤늦게 대책위원회를 꾸렸고요. 관련해서 오늘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 답답한 심정 미리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번 참사로 아버님을 잃으셨다고요. 어떻게 아버님께선 세월호에 탑승하게 되신 건가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저희 아버지는, 뉴스에서도 많이 나왔다시피 이번에 환갑 생신을 맞아서 제주도 여행을 가시는, 당일 날이 생신 당일이었거든요. 친구 분들과 모처럼 뜻을 같이 해서 의미 있게 환갑을 보내자, 라는 취지로 여행을 가셨다가 그렇게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출발하던 날이 아버님 생신날이었군요... 그럼 같이 함께 떠나신 친구 분들 중에서는 몇 분이나 생환하셨나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열 두 분이 고인이 되셨고요. 다섯 분이 생존해계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분들 역시 또 충격이 크시겠어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네, 많이 힘들어하시고. 제가 생각할 때는 동창이고 환갑 맞이해서 같이 여행 가다가 그렇게 돼가지고, 아마 밤잠도 못 이루실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버님 장례는 치르셨습니까?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네, 아버님 장례는 치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시신은 일찍 수습이 되셨나 봐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아버님을 포함해서 다섯 분이 5~6일차 넘어가는 새벽에 시신이 인양되어가지고, 인천 국제성모병원에서 같이 다 장례를 치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버님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먼저 부위원장님 개인적인 사연부터 여쭈어봤는데요. 이번 세월호 사고로 희생되거나 실종된 분들 304명 중에서 42명이 이런 일반인 희생자 분들인데. 단원고 학생들도 물론이지만, 일반인 희생자들 사연들도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부위원장님께서는 더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특히 마음 아팠던, 마음에 남았던 사연이 있으신지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물론 저희 아버지도 이렇게 생신을 맞이해서 가다가 그렇게 사고를 당하셨지만, 저희 일반인 대책위에 계신 분들 중에서 실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어린 친구들이 있는데,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제 고등학교 졸업해서 대학 들어가서 자유도 만끽하고 공부도 해야 될 나이에 학비를 벌겠다고,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그렇게 그 배에 탑승을 해서 부모님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배에 탑승했는데, 이번에 처음 그 일을 시작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고.

옆에서 지켜보면 솔직히 어머님 아버님만 뵈어도, 그냥 얼굴만 봐도 슬퍼요. 눈물도 날 것 같고. 지금도 저희가 힘든 부분들은, 저희는 다 가장을 잃은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에서 어머님이나 아버님의 채무를 저희 자식들이 다 알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돌아가신 시점에서 그런 부분들이 갑자기 저희한테 날라 오니까, 채무적인 부분이 날라 오니까 저희가 그것에 대해서 대처를 못하고, 솔직히 이렇게 생계까지 포기한 상태에서 계속 정부와 싸우고 정부와 이야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부분들과 맞닥뜨리니까 막막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이.

▷ 한수진/사회자:
감당하실 일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슬픔을 추스를 여유도 없으시겠어요. 그래서 지금 일반인 희생자들이 함께하는 대책위가 꾸려졌다고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렇게 별도로까지 일반인 대책위를 꾸리게 된 배경, 소외감 때문 이었다면서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저희가 원래 처음에는 단원고 쪽과 같이 많이 방문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한 목소리로, 저희가 솔직히 이런 표현은 그렇지만, 지금 현 상태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하고 그런 창구를 만들어야 해서 단원고 쪽과도 많이 이야기를 하고 그랬는데. 지금도 단원고랑 저희랑 따로 간다, 이렇게 표현하기보다는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부분에서는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데, 저희가 이번에 대통령 면담 때도 일반인 유가족 분들은 한 분도 참석을 못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연락을 못 받으신 건가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네, 저희는 당일 오후 2시 정도 쯤 위원장님이 연락을 받으셨는데, 너무 임박하게 받으셔서 저희는 참여도 못 했고. 그런 부분이 조금 저희가 아쉬워서, 저희도 지금까지 30일 넘게, 솔직히 참았다기보다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일반인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길 기다렸고, 그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대통령님 면담에서도 저희가 배제되고 이런 부분에서 저희가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대책위를 꾸리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똑같은 희생을 당했는데 어떻게 죽음 앞에서 이렇게 차별을 받나 하는 그런 섭섭한 마음, 분노가 크셨군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분노보다는 솔직히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저희는 슬퍼할 겨를도 없어요. 사고가 난 당일부터 현 시점까지 진도에서,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부에서 어떠한 안을 내놓건 대책을 내놓건, 그런 게 저희 일반인 피해자 가족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보다도 대처도 늦고 가는 방향도 동떨어지고 이런 부분을 느꼈어요. 지금도 저희는 똑같은 죽음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어떻고 라기보다는, 진실이 규명되고 수습될 때까지는 똑같은 죽음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 대통령님 담화 발표할 때도 저도 그 방송을 봤는데, 일반인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고 단원고쪽만 이야기를 하고 그러시니까. 그걸 보면서도 제가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닌데, 솔직히 지금까지 한 마디도 안 하고 기다리고 있던 입장에서는 분노하기보다는 억울하기도 하고, 진짜 뭐 착잡하기도 그래서. 이렇게 추진을 하게 된 경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까 채무 이야기도 잠깐 하셨지만, 일반인 희생자 분들의 경우에는 각각 가정 상황이 다르고요. 연령대도 다른 만큼 더 세심하게 정부에서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군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네, 정부에서 대책이라고 해가지고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책자라든지 그리고 여러 가지 대책들은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대책들을 봐도 모르겠어요. 단원고 학생들 쪽을 너무 위주로 대책들이 나오고. 저희 일반인들이 실질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책들이 많이 미흡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례를 들어서 아까 말씀드린 채무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정부 측에 그 전부터 요청을 한 게, 돌아가신 시점부터 이자만 더 나가지 않게만 해줘라, 그런 주장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아직까지도 그런 게 관철되지 않고 있고.

▷ 한수진/사회자:
추모공원 계획에도 일반인 희생자 자리가 없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 정ㅇㅇ 부위원장(세월호 참사 일반인 유가족대책위원회):
추모공원 계획도 안산 쪽에서는 설계 도면이나 안들이 다 나왔어요, 나왔는데, 그 안에 보면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들에 대한 추모비 건립 내용만 있지, 일반인들은 거기 빠져있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안행부 국장님이 인천시를 방문해서 저희 일반인들과 짧게 면담을 하셨어요.

▷ 한수진/사회자:
이 문제는 꼭 좀 바로잡아주어야 될 것 같군요. 저희가 시간관계상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못 다한 말씀 다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이야기 꺼내주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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