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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신뢰' 침몰…전 국민 트라우마

<앵커>

보신 것처럼 사회의 중요한 자산인 신뢰가 무너졌다, 이런 상실감이 큽니다.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도에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당시 세월호 방송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해요.]

어른들의 말만 믿었다가 시작된 참사였습니다.

정작 책임자인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했습니다.

정부 기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좌표를 잃고 우왕좌왕하며 골든타임을 허비한 무능한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불신을 키워갔습니다.

[하지현/건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불신이라는 코드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나의 가장 큰 준거집단인 국가라는 시스템에 안정감을 못 갖게 됨으로써 어떻게든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세월호 참사가 단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예견된 인재였다는 사실에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아이들을 태운 배는 기본적인 안전 점검도 제대로 받지 않은 시한폭탄이었고, 그 뒤에는 탐욕스런 기업과 무능한 관료사회의 검은 유착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문명재/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긴장관계가 과연 있는가, 우리 사회를 촘촘히 들여다보면 점검을 해야되는 쪽과 점검을 받아야 되는 쪽이 긴장관계가 있는가, 그런 긴장관계가 없다는 거죠.]

정부를 신뢰한다는 사람이 열 명 중 두세 명 꼴로, OECD 최하위권인 우리나라의 국가신뢰 수준은, 세월호 참사 이후 더욱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했던 언론 역시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민규/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 정부의 발표를 일방적으로 믿고 그것을 검증하지 않고 또 피해자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 저널리즘에 매몰되지 않았나 생각…]

신뢰가 무너지면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돌아갑니다.

[이재열/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누구에게 책임을 미루고 비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말 제대로 된 합의, 제대로 된 정치를 해 나가야 되는 역사적인 분기점에 와 있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아무리 길고 힘들어도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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