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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90번 고장' 공포의 아파트 승강기

<앵커>

승강기 천장을 뚫고 무언가가 떨어지고, 갑자기 멈춰서고, 승강기 안에 갇히는 것이 다반사인 아파트가 있다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입주한 지 반 년도 안 된 새 아파트가 실제로 이렇습니다.

기동취재,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승강기에서 엄마와 아이가 내립니다.

문이 닫히자마자 승강기 CCTV 화면이 뿌옇게 흐려지더니, 엘리베이터 천정을 체인이 뚫고 나온 게 보입니다.

아파트 29층 높이의 균형추에 연결돼 있던 체인이 끊어져 지하 2층까지 그대로 추락한 겁니다.

[이모 씨/아파트 입주민 : 큰 굉음 같은 게 났었어요. 우당탕탕. 그런데 그 소리에…저희 애들이랑 같이 그 밑에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소름이 쫙 돋더라고요.]

특정 층을 지나다가 갑자기 덜컹거리고.

[비상 통화 내용 : 지금 신고했거든요. 직원들 지금 그쪽으로 갔으니까 조금 기다려보세요.]

승강기 안에서 아무리 층 버튼을 눌려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LH가 지은 이 아파트 단지에는 서른 개가 넘는 승강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입주를 시작하고 크고 작은 승강기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개월간 접수된 신고 건수만 460건이 넘었습니다.

갑자기 멈추고,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이가 갇혔다는 내용입니다.

소음은 안방까지 들립니다.

[신모 씨/아파트 입주민 : 5월 3일, 5월 4일, 5월 5일, 5월 6일. 매일매일 작동 중지, 갇히고, 멈추고. 갇힘, 구출.]

1천 600세대 주민들은 이제 승강기를 타는 것 자체가 불안합니다.

[이모 씨/아파트 입주민 : 편안한 기분으로 타려고 해도, 삐그덕삐그덕 하면서 (움직여요.)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어, 이러다가 떨어지는 건 아닌가?']

주민 항의가 잇따랐지만, 시공사는 취재가 시작된 뒤에서야, 승강기 정밀 안전진단을 의뢰했습니다.

[LH 직원 : 정밀안전진단을 통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조치 하겠습니다.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승강기 설치 업체가 자금난으로 중도에 바뀌었다며,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확인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김세경·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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