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소방·안전설비 어디에? 더 위험한 유람선

<앵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안전관리는 부랴부랴 강화됐다지만 해마다 600만 명이 타는 유람선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신원확인은 허술하고 화재에 취약한 시설은 방치돼 있습니다.

안전이 미래다. 연속기획,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탔습니다.

[성인 2명이요? 3만 2천 원입니다.]

세월호 참사 뒤 여객선은 신분증 확인을 의무화했지만 유람선은 관리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해경 : (신분증 확인을 통해) 전산화하는 대책에서 유선(유람선)과 도선은 빠진 거죠. 해수부는 유·도선 이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하니까요.]

그나마 승선카드로 탑승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형식적입니다.

[유람선 직원 : 두 사람 이름 적고 선생님 연락처 적으세요. (한 명 연락처는 없는데 상관 없어요?) 네, 상관없습니다.]

안전관리는 어떨까.

대부분 승객이 갑판 위에 있는 동안 선내에서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이뤄집니다.

[유람선 승객 : (구명조끼 어디 있는지 아세요?) 아니요, 안내받은 게 없어요. (안내하던데요?) 밖에서는 안 들리던데요.]  

비상시 대응법을 알려주는 게시물은 거의 암호 수준입니다.

[유람선 승객 : 보통 사람들은 몰라요. 일반 사람들은 뭔지 몰라요.]

오래된 선박을 개조해 유람선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보니 5척 가운데 1척은 20년 넘은 노후선박입니다.

더 큰 문제는 화재위험입니다.

유람선의 재질이 대부분 불에 약한 강화플라스틱인데, 선실 바닥엔 카페트까지 깔아 놓았습니다.

천장엔 번쩍이는 조명이 돌아가고 전기를 많이 쓰는 음향 장비는 한 곳에 몰려 있습니다.

[현성호/경민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 : 방염처리 안 된 상태에서 카페트는 불의 속도도 굉장히 빠르게 전파될 것이고 유도등 설치도 어렵고 인명피해도가 상당히 발생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관련법에는 유람선에 소방시설을 설치하라고만 돼 있지 구체적인 규정이 없습니다.

20년 전 충주호 유람선에서 불이 나 2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달라진 게 없는 겁니다.

[정역석/해양대학교 해사법학과 교수 : 구체적인 법 규정을 넣어서 소방설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오히려 규정이 약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뒤에도 외도 유람선이 엔진고장으로 회항했고, 충주호 유람선은 소방서와 비상통신망조차 없다는 문제점이 적발됐습니다.

유람선 이용객은 연간 650만 명에 이르지만 여객선은 해양수산부, 유람선은 해양경찰, 내륙 유람선은 지방자치단체로 관리 주체가 제각각이라 안전 대책은 따로 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이병주, 영상편집 : 이승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