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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사람들의 눈물 "많이 도와줬을 텐데…"

<앵커>

세월호 참사에서 구조된 승객 가운데는 크게 다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몸조차 가누기 힘든 이들이 오늘(10일)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구조를 도왔지만, 더 도와주지 못한 걸 미안해했습니다.

노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휠체어에 탄 환자 두 명이 영정 앞에 멈춥니다.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들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합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화물차 운전기사 최재영 씨와 윤길옥 씨입니다.

최재영 씨는 양쪽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어 혼자서는 거동조차 힘든 상태입니다.

사고 당시 3층 식당칸에 있었는데,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온수통이 쓰러져 뜨거운 물이 다리에 그대로 쏟아진 겁니다.

하지만, 재영 씨는 자신에게 전달된 구명조끼를 여학생들에게 줬습니다.

[최재영/세월호 사고 구조자 :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에다 '형님 이거 마지막 구명조끼인데 입으세요' 하고 주더라고요. 여학생 세 명이 구명조끼를 못 입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구명조끼를 줬거든요.]

재영 씨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구조됐지만, 학생들은 끝내 배를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구명보트가 앞에까지 왔어요. 애들이 뛰어내리지를 못하는 거에요. 뛰어내리라 뛰어내리라 했는데도 못 뛰어내리고. 몸만 좀 괜찮았어도 많이 좀 도와줬으면 제 마음이 편할 텐데.]

구조된 이후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는 두 사람은, 자신들만 살아나와서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공진구,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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