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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들으려…엇갈린 가족과의 마지막 전화

<앵커>

이 순간, 배 안에 있던 학생들이 가장 듣고 싶었던 건 가족들의 목소리였습니다. 한 여학생이 배 안에서 집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마지막 전화는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기울어가던 세월호 3층 로비는 불안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마지막까지 승객 대피를 돕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 씨는 테이블 위에 엎드린 채 상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반대편 구석에 모여 있던 단원고 학생들 역시 불안한 모습입니다.

박 모 양과 친구들입니다.

배가 45도까지 기운 채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박 양은 집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통화가 안 되자, 옆에 있던 한승석 씨의 휴대전화를 빌려 집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승석 : 전화 한 번만 빌려달라고(했어요.) 집에 전화한다고. 집에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10여 분 뒤 한 씨 전화로 박 양의 집에서 전화가 왔지만, 이미 배가 70도 가까이 기운 다급한 상황이라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니까 지금 (통화할) 상황이 안되어서 미안하다고 그랬더니 전화가 끊기더라고요.]

박 양과 가족의 마지막 통화는 이렇게 엇갈렸고, 한 시간 반 뒤 침몰해버린 세월호에서 박 양은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구조된 한 씨는 박 양의 가족에게 마지막 전화를 연결해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죄했지만, 박 양 가족은 오히려 한 씨를 위로했습니다.

[못 데리고 나와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미안해하지 말라고, 덕분에 아이 상처 없이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늦게나마 박 양의 시신이 수습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단 소식에 한 씨는 박 양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을 가족들에게 전해주기로 했습니다.

[사진 보내줘야지. 나한테 있는 거. 그게 마지막 걔 얼굴인데. 마지막 얼굴이라도 봐야죠. 애 엄마가.]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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