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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 하나에 2가지 신호체계 혼용…오류 많았다

<앵커>

서울 지하철 2호선에는 더욱 근본적인 신호체계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른 노선과는 달리 신형과 구형 두가지 신호체계를 함께 쓰는데, 이게 혼선을 일으켜서 사고가 날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그동안에도 끊이지 않았던걸로 밝혀졌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노선 가운데 이번에 문제가 된 신호기가 있는 곳은 1, 2호선 두 곳뿐이고 나중에 생긴 3호선부터 9호선은 신호기가 아예 없습니다.

1호선은 40년 전에 도입된 구형 제어 방식을 쓰는데, 기관사가 신호기에 나타나는 빨간색, 초록색 불을 눈으로 보고 운행합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난 2호선은 어떻게 운영될까?

2호선은 신호기가 없어도 달릴 수 있는 신형방식과 반드시 신호기를 보고 운행해야 하는 구형방식이 2006년부터 함께 쓰였습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 : 하나의 노선에 ATO 차량(신형 방식)도 다니고 ATS 차량(구형 방식)도 다니고. 신호도 각자의 신호가 있는데, 방식은 다르다 보니까 이 소통 과정에 문 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두 시스템을 함께 쓰다 보니 신호기 오류가 그동안 많이 발생했습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 : (신호기 고장같이) 열차가 운행되면서 지장을 받는 것을 장애라 그러는데요, 지금 (신형-구형 시스템이 함께) 개통되고 나서 (장애가) 수천 건이 넘습니다. (신형, 구형 시스템을) 혼용을 하는 것을, 현장 직원들 열이면 열 다 불안하다고 얘기를 해요.]

노후된 전동차도 문제였습니다.

신형 열차였다면 20년 넘은 노후 열차에 비해 제동 거리가 훨씬 짧기 때문에, 사고를 피할 수도 있었단 분석도 나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고가 난 곳은 곡선 구간이었습니다.

직선 구간이면 600미터 전에도 눈으로 앞열차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번 사고가 난 곡선 구간에선 120미터 앞까지 가야 열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는 이런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예견된 사고라고 진단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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