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9일째이자 물살이 약해지는 '소조기' 마지막날인 24일 실종자 가족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맑은 날씨에도 수색인원이 적고 성과도 부진하자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 가족대책본부에 몰려와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가족들은 최 차장에게 말로만 수색을 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보는 앞에서 무전기로 지시를 내려라, 현장 작업을 볼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가족들은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대책본부 바닥에 강제로 앉도록 한 뒤 사실상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 장관 등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실종자 가족에게 팔짱을 끼인 채 대책본부로 간 뒤 땅바닥에 함께 앉았으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상태다.
실종자 가족들은 거친 욕설과 함께 이번 침몰사고의 수습을 책임진 김 청장과 이 장관에게 수색이 끝날 때까지 민간 잠수사를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라고 요구했다.
일부 가족은 직접 무전기를 빼앗아 "전 인력을 동원해서 들어가! 청장 명령이야"라고 소리쳤고 이 장관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다 다른 가족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특히 물 흐름이 느려지는 소조기 마지막날 많은 수색 성과를 기대했지만 수색인원마저 알려진 것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되자 그동안 참았던 감정이 폭발했다.
한 실종자 부모는 "수색이 끝나기 전에는 (이 장관과 김 청장은) 못 돌아간다"며 "우리랑 함께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현재 설치된 6개의 가이드라인으로 수색을 하고 있는데 인원이 몰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미 쪽 구조가 복잡하고 진입로가 좁아 어려움이 있다"며 "실시간으로 수색상황을 설명드리겠다"고 했지만 가족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 장관 역시 "대통령께서 죽을 각오로 하라고 엄명을 내렸다"며 "제가 죽을 죄인이다. 다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가족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가족들은 지난 21일 실종자 가족의 요청을 받고 팽목항 현지로 다이버 이송장치인 '다이빙벨'을 가지고 온 민간 구난업체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를 포함한 능력있는 민간 잠수사의 수색작업 투입도 강력하게 요구해 이 장관과 김 청장의 승인을 받았다.
이종인 대표는 이르면 25일부터 다이빙벨을 사고해역에 투입할 전망이다.
가족들은 또 이후 사망자 시신을 수습하더라도 개별적인 확인 없이 DNA 검사만 하고 냉동 컨테이너에 넣은 뒤 수색이 완료되면 한꺼번에 확인하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 40여명은 앞서 조속한 수색 작업을 요구하며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차려진 진도군청을 항의방문해 이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 1시간가량 면담을 갖고 적극적인 수색을 요구했다.
(진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