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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 물에 젖지도 않은 채 탈출…'뻔뻔한 거짓말'

<앵커>

세월호에 이상이 발생한 뒤에 배가 180도로 완전히 뒤집히기까지는 1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배가 45도까지만 기울어서 탈출이 가능했던 이른바 골든타임은 1시간이나 있었습니다. 그 긴 시간 탈출한 사람들은 선원들이었습니다.

유병수 기자가 사고 당시의 화면을 종합해 봤습니다.

<기자>

선박자동식별장치 분석 결과, 세월호에 이상이 생긴 건 오전 8시 49분입니다.

이때부터 배가 기울기 시작해 45도 정도 기운 시간은 오전 9시 40분에서 50분 정도입니다.

배가 이 정도 기운 시간에 선장을 비롯한 조타실에 있던 선원들은 해경함으로 전원 탈출합니다.

90도로 기울었을 때 선장의 퇴선 명령이 있었다고 1등 항해사는 말했지만,

[신모 씨/세월호 1등 항해사 : 배가 더 기울어서 90도 가까이 됐을 때, 그때 (선장의) 선원들에 대한 퇴선 명령이 (있었습니다.)]

그땐 선장은 아예 배에 없었습니다.

이후 배가 70도까지 기운 시간은 불과 10분 정도 후인 9시 57분, 배가 180도로 완전히 뒤집힌 시간은 26분 뒤인 10시 23분입니다.

승객들이 대피하기에 용이했던 45도 기울기까지 1시간 정도, 탈출을 위한 골든타임에 승객들은 대부분 선내에 머물러 있었고, 선원들은 전원 탈출한 겁니다.

이후 대피하기 힘든 기울기 45도에서 180도로 배가 완전히 뒤집히기까지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에라도 승객들이 창문을 깨뜨리고 바다로 뛰어들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선내 창문 주변 어디에도 비상용 도끼나 망치는 찾아볼 수 없었고, 실제로 창문을 깬 흔적도 전혀 없습니다.

구명 뗏목은 46대나 있었지만 선원들이 탈출할 때 배에 올라탄 해경이 발로 차 떨어뜨린 2대만 바다에 떨어졌고 그나마 한참 뒤에야 펴졌습니다.

구조된 승객의 모습을 보면 위기를 전혀 몰랐던 상황이 역력합니다.

양말이나 신발도 못 신고 구조된 승객, 미끄러운 슬리퍼를 신고 난간에 매달린 사람.

구명조끼도 못 입고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되는 승객, 다리 찰과상에 화상까지 입은 사람도 있습니다.

반면, 선원들은 장갑을 끼고, 무전기까지 든 채, 물에 전혀 젖지 않고 탈출해 대조적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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