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취소하려 한 연인…어쩔 수 없이 떠난 여행이 결국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에 대한 수색작업이 엿새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결혼식을 앞두고 제주도 여행을 떠났던 30대 외국인 남성과 러시아 학생 등 사망자가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오늘(21일) 오후 러시아인 학생 18살 세르코프 군과 중국 국적의 조선족 38살 이도남 씨,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46살 리시앙하오 씨의 신분증을 지닌 사망자가 발견됐습니다.

대책본부가 공식 확인한 외국인 탑승자는 필리핀 국적의 40살 카브라스 알렉산드리아와 45살 마니오 에마누엘, 러시아인 학생 18살 세르코프, 중국 국적 조선족 37살 한금희 씨와 이도남 씨 등 여성 2명과 남성 3명입니다.

이 가운데 필리핀인들은 구조돼 여성 1명과 남성 2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결혼식을 앞둔 이 씨와 한 씨는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기 위해 세월호를 탔는데 이들의 기막힌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안산의 한 회사 동료인 이들은 결혼을 앞두고 어렵게 휴가를 얻어 카페리호인 세월호에 자동차를 싣고 제주행을 계획했습니다.

출발 당일, 짙은 안개로 출발이 지연되자 선사 측에 화물칸에 실은 차량을 빼고 여행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선사 측은 곧 출발할 시각이라 차량을 빼기가 어렵다고 말했고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씨의 가족들은 이 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함께 있었던 한 씨의 소식을 기다리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적의 세르코프 군은 '중도입국' 학생으로 한국인을 만나 결혼한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온 뒤 안산시 선부동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시앙하오라는 이름의 신분증이 발견된 남성 사망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며 발견 당시 검정색 겉옷과 검정색 등산복, 운동화 차림이었다고 대책본부는 설명했습니다.

대책본부는 애초 중국인 승객을 2명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지난 18일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중국인 승객은 이도남, 한금희 씨와 학생 한 명 등 모두 4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