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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증축, '위 따로 아래 따로' 허가…이러니 위험

<앵커>

이제 선박 운항의 안전관리체계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모든 선박은 이렇게 무게 중심이 잡혀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는 객실 증축 과정에서 무게 중심이 원래보다 0.5m쯤 올라갔습니다. 무게 중심이 올라가면 배의 균형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증축은 신중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관리·감독하는 체계가 이상합니다. 배 윗부분은 민간 업체인 한국선급이, 그리고 아랫부분은 해양수산부가 각각 따로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검사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에서 2년 전 들여온 세월호는 선박 윗부분을 증축해 객실을 1개 층 더 올렸습니다.

원래 승선 인원보다 181명을 더 태울 수 있게 개조한 겁니다.

현행법은 세월호처럼 선박 윗부분을 개조할 땐 민간 업체인 한국선급에서 안전 검사를 하게 돼 있습니다.

반면, 선박 아랫부분 개조는 해양수산부가 허가를 맡고 있습니다.

선박의 윗부분은 물에 직접 닿는 부분이 아니라서 정부가 굳이 간섭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 배의 안전성하고는 물론 전혀 관계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체 (아래에) 비하면 좀 비중이 작은 부분이죠.]

하지만 세월호의 윗부분 증축으로 배의 균형이 무너졌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해수부와 한국선급은 세월호 증축은 합법적으로 진행됐고, 취항 전 선체 복원력 검사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선급은 해수부에 허가권이 있는 세월호 아랫부분도 개조하도록 승인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선체 아래쪽 앞뒤에 각각 설치돼 물을 담아뒀다 뺐다 하면서 배의 무게 중심을 조절하는 장치인 밸러스트 탱크의 개조까지 무단 승인해준 겁니다.

해수부에 있는 허가권을 민간업체가 임의대로 행사한 겁니다.

[한국선급 관계자 : 예전에는 평형수(배 균형을 맞춰주는 물)를 370톤 실었는데 1,700톤까지 실어야 하는 것으로 변경됐기 때문에 그만큼 평형수를 채워야 하는 공간은 그전보다는 넓다는 얘기고요.]

하지만 세월호 침몰사고에도 불구하고 해수부는 선체 아랫부분은 개조된 게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선체 아래에 있는 밸러스트 구조 변경이 됐나요? 안 됐나요? 그것 확인하셨나요?]

[해수부 관계자 : 구조는 안 바뀌었습니다. 아뇨, 그런 시설 변경 없었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없었고요.]

선박 증축과 개조는 안전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관리 주체를 일원화하거나 민간업체에 위임한 구조안전 관리업무도 정부가 철저하게 감독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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