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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우왕좌왕', 제 때 퇴선명령만 했어도…

<앵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퇴선 명령 시점을 놓치고 배에서 1시간 가량이나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배를 오래타고 배의 구조를 잘 아는 선장과 선원들은 이미 탈출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 해봤습니다.

임찬종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는 16일 오전 8시 49분쯤 발생했습니다.

조타실에는 당직 근무자인 3등 항해사와 조타수 등 2명이 있었고 선장 이준석 씨는 침실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배가 갑자기 기울자 선장과 선원들이 조타실로 달려왔습니다.

[세월호 조타수 : 복도로 (조타실에) 가기도 힘들었어요.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었고. 복도에는 잡고 (버티고) 그럴 데가 없거든요. (그래서 제가)선장님 뒤를 밀어가 지고 (조타실 안으로) 들여보내 줬고….]

선장은 먼저 배의 균형을 회복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동시에 승객들에게는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 방송을 했습니다.

[안내방송/16일 오전 9시 13분쯤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해요. 움직이지 마세요.]

[이준석/세월호 선장 : 당시 구조선도 안 왔고 주위에 인명 구조하는 어선이나 협조선들도 당시 없었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선박 아랫쪽에서 일하던 기관실 선원들은 상황이 위험하다고 보고 선장 명령 없이 이미 탈출하고 있었습니다.

구조된 선원들은 화물이 한쪽으로 쏠려있는 상태라 배의 균형을 회복하기 어려웠다고 증언합니다.

[세월호 조타수 : D 데크, E 데크까지 있는데 거기가 다 화물차 이런 게 실려 있습니다. 그게 다 한쪽으로 쏠렸단 얘기입니다. 이미 복원될 수 있는 각도를 넘어간 거예요.]

9시 40분쯤, 선장은 해경 구조선이 온 것을 보고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준석/세월호 선장 : 퇴선 명령 내렸습니다. (혐의는)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 어쨌든 물의를 일으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하지만 선장의 퇴선 명령을 들은 승객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배가 기울고 물이 차기 시작해 승객들이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선장이 훨씬 더 빠른 시점에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어야 했던 겁니다.

오전 10시쯤 선장과 항해사 등 선원 8명은 배에서 탈출해 구조됐습니다.

선장 이준석 씨는 구조 직후 해경에 선장이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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