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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고정 장치로 구명벌 단단하게 묶어 놓은 듯"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 한수진/사회자:

이번 사고를 보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게 과연 있기는 한가, 또 다시 이런 생각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탑승객 숫자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초동 대처에 우왕좌왕했던 정부, 또 위기 때 운항 관리 규칙, 이른바 매뉴얼도 내팽개친 채 배를 탈출한 선장과 일부 선원들, 정말 답답하기만 한데요. 관련해서 재해대책위원회 위원을 지낸 조원철 연세대 사회 환경시스템 공학부 교수님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우리 정부도 이런 해상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 분명히 갖고 있겠죠?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우리 해상 사고 뿐 아니고 이런 국가적인 사고가 났을 때 각종 매뉴얼을 다 갖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는 그 매뉴얼이 잘 작동했다고 보십니까?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총체적으로 아니죠.

▷ 한수진/사회자:

총체적으로 아니다, 왜 그렇습니까?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매뉴얼이 있는데 그 매뉴얼을 담당하고 계신 분들이 매뉴얼을 숙지를 안 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담당자들이 매뉴얼을 모른다?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모르죠. 우리가 매뉴얼이라고 하는 것은 행정절차 매뉴얼도 있고, 기술 매뉴얼도 있고, 또 현장, 사고 현장을 관리하는 현장 매뉴얼도 다 있거든요. 있는데 문제는 특히 행정 절차 매뉴얼은 시간을 길게 끄는 문제이기 때문에 근데 이걸 숙지를 잘 못하고 있어요. 심지어는 다른 경우이기도 합니다만 매뉴얼이 어느 책상에 있는지도 몰라가지고 우왕좌왕 찾는 경우도 저희들이 현장에서 봤기 때문에 매뉴얼 내용도 모르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이런 매뉴얼은 있으나마나네요, 담당자조차 모르는 매뉴얼이라고 하면요. 여기서 말하는 담당자라고 하면 이번 사고 같은 경우는 어떤 사람들이 될까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국가적인 총괄적으로 보면 안전행정부가 되겠고요. 그 다음에 현장으로 보면 해양경찰청의 산하에 있는 목포지방해양경찰청, 이렇게 직접 관계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매뉴얼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고 그러면 이번 같은 경우에 매뉴얼대로라면 정부가 어떻게 움직여야 했을까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맨 먼저 현장과 가장 가까운 목포지방해양경찰청에 이 사고를 수습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 상황을 가장 잘 알고 가장 관장하기 쉬운 위치이지 않습니까. 그 쪽에 주고 그 다음에 중앙 행정부의 부처들은 그 현장에서 관리하는 것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원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이번에 사고 같으면 승선 인원이 모두 몇 명이고 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을 해야 되거든요. 근데 이것마저도 파악을 못 해가지고, 어디에서 파악하는지도 모르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서로 책임만 떠넘기지 않았습니까. 계속 숫자가 바뀌면서 혼란만 주었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중앙정부가 수장이 되고 해경 같은 경우는 현장을 맡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거꾸로 되어야 한다, 이 말씀이신가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그렇죠. 지방 실무 담당자는 현장을 지휘해야 하고요. 그 다음에 중앙 정부는 현장에서 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서울에서는 현장에 접근하기 굉장히 힘들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외국 같은 경우는 그렇게 하고 있나 보죠?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그렇게 하고 있죠. 예를 들어 9.11테러가 났을 때 그 현장을 총괄한 사람은 그 (지역의) 9개 블록을 관장하던 현장 소방관이었거든요. 소방관이 직급으로 보면 저 밑에 있지만 최고 상관인 뉴욕 시장도 그 소방관 밑에 가서 모든 정보를 제공해주고 물자를 제공해주고 그 소방관들이 지휘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9개 지구 중 1지구의 소방관이 총체적으로 지휘를 했다는 말씀이시고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그렇죠. 바로 그 사고 현장이 포함되어가지고 평상시에도 그 사고 현장을 제일 잘 아는 소방관이 지휘하는데 필요한 물자나 인력이나 정보 등 모든 것을 뉴욕 시장이나 미연방정부가 전부 지원하는 시스템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교수님, 우리 경우에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상부기관 눈치 보느라 책임지고 진두지휘 할 수 있겠습니까?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현재 행정 개념으로는요, 참 힘듭니다. 아까 제가 조금 전에 목포지방해양경찰청을 거론했습니다만 사실 이게 지금 목포지방 해양경찰청에 책임만 있지 아무 권한이 없어요. 필요한 것을 조달할 수 있고 어떤 권한이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게 구조의 문제였는데 초기 구조 대응은 매뉴얼대로 잘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초기에 바로 사고가 보고되자마자 헬기도 동원했고 초기 절차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일반 청취자들께서 이해를 하셔야 할 부분이 초기에는 상황을 파악해야 되고 바로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왜냐하면 배가 도착해야 하는 운항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초기 절차는 비교적 괜찮았던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여러 보도에서 보면 필요한 장비가 제 때 도착하지 않아서 이른바 골든타임이라고 하던데요. 천근같은 초기 구조 시간을 놓쳤다고 하는 것 아닌가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해상에서는 이동하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것도 이해를 우리는 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는 충분히, 이동하는 시간이라는 기준에 비추어봐서 초기 대응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말씀이신가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제가 판단하는 것이 초기에 맨 처음에 해상 헬리콥터가 떠서 상황을 관찰했고 그 다음에 인근에 있던 선박들, 어선이 다 동원이 되었거든요. 거기 접근한 것까지는 굉장히 좋았다고 저는 보고 있는데 선박 사고, 선박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했던 거죠. 승객들이 뛰어내리지 않도록 그렇게 유도했다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배가 처음 기울어졌을 때 승객들보고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 했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합리적입니다. 배의 요동을 줄여주기 위해서요. 그러나 그 상황이 지나면 바로 하선할 수 있도록 선내 방송을 통해서 그런 조치를 해야 하는데 선장은 탈출한 상태이니까 저는 아직도 의아한 것이 그 이후에 계속 그런 선내 방송이 계속되었다는 게 누가 했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시간으로 보면 선장은 일찌감치 탈출해버렸거든요. 근데도 그 후에 선내 방송이, 계속 그 자리에 있으라고 방송을 했다고 하는데 그걸 누가 방송했는지는 제가 아직 의문으로 갖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배가 급격하게 기울고 난 이후에도 계속 그런 안내 방송이 나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거죠?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그렇죠, 문제가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지금 현장에서 판단 착오가 있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해봐도 말이죠. 자신들이 대피한 채 승객들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것, 이건 도저히 납득이 안 가죠?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그건 법률문제 이전의 문제입니다. 선장으로서의 도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선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 선장을 맡은 겁니다. 그건 법률, 규정 이런 규정 문제 이전에 아주 기본적인 문제인데 그건 선장이 절대적으로 선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 탄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교수님. 탈선 훈련이라는 게 있다면서요. 비상시에 승객들 탈출시키는 훈련이라고 하는데.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네. 이 탈선 훈련은 주로 선원들에게 훈련시키는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선원들이 승객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는 훈련을 시키는 겁니다. 우리 예를 들어 비행기를 타면 기내 스튜어디스들이 방송도 하고 스스로도 비행기로부터 벗어나는 훈련을 하지 않습니까. 선박도 똑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배에서 선원들이 승객들을 안내하고 하는 훈련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제가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확인을 못 하겠습니다만, 그런 훈련 과정이 있는 것은 반드시 1년에 한 번, 아니면, 1년에 2번 정도 되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그런 훈련이 있는 법률 규정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탈선 훈련 미흡하면 출항 정지까지 시키도록 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버젓이 출항한 것 보면 훈련을 하긴 한 것 같은데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운항 자체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악천후 속에서도 운항을 했고 내려가면서도 진도 쪽에 안개가 굉장히 짙었거든요. 짙은 상태에서 계속 운항을 강행했다고 하는 것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운항 관리 당국도 분석을 상당히 하고 책임부분이 있을 겁니다, 아마.

▷ 한수진/사회자:

지금 그리고요. 구명벌이라는 보트, 42척이나 되는데 단 1척만 펴졌다는 거죠?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네. 그것은 평상시에 아마, 제가 들은, 이건 비공식 적인 이야기입니다만, 그게 가끔 배에서 없어진데요. 잃어버리는 것 때문에 그걸 아마 고정 장치로 단단하게 해놓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쇠사슬로 묶어 놨다, 이런 보도도 있었어요.

▶ 연세대 조원철 교수(전 재해대책위원회 위원):

네, 고정 장치로 단단하게 해서 도난 방지를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 비상시에는 전혀 쓸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었고 우리가 사진에 나타난 화면을 보더라도 물에 잠겼는데도 이게 터져서 올라오질 않았거든요. 한쪽이 기울어져가지고 기울어져 물이 잠긴 부분에서 이게 터져서 올라와야 되는데 전혀 그것이 작동 안 되었다는 것 자체가 위기관리에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안전교육도 전혀 되지 않았다고 하고요. 국가 재난 관리 시스템 있어도 지켜지지 않고요. 알고도 시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 계속 하는 것도 너무 지겹네요.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연세대 조원철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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