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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과 소방줄 묶어 구명줄로…필사의 탈출

<앵커>

침몰 직전 긴박했던 탈출순간을 담은 영상이 잇따라 공개됐습니다. 한 승객은 커튼과 소방호수로 구명줄을 만들어서 20명 넘는 학생들을 구했습니다. 직접 보시죠.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9시 46분,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 4층 객실 통로에 있던 남성 4명이 탈출을 시도합니다.

먼저 밧줄 대용으로 쓰기 위해 주변에 있는 물 호스를 연결합니다.

[나와, 나와. 줄 연결하게.]  

배가 이미 60도 이상 기울어 몸을 가누기 힘들었지만 여학생들이 탈출할 수 있는 통로부터 찾습니다.

[아저씨, 여자애들, 이 루트 포기하면 안 돼요? 이 루트 포기하면 안 돼요? 저기 있다는데…]  

4층 객실 밖 난간으로 빠져나온 뒤 이번에는 커튼과 소방호스를 연결해 10미터가량의 구명줄을 만들었습니다.

이 구명줄을 6~7m 아래로 내려보내 학생들에 허리에 감게한 뒤 1명씩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이런 필사의 노력 끝에 학생 20여 명이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간신히 빠져나온 학생들은 갑판 위로 연결된 사다리에 몸을 기댄 채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학생들을 대피시킨 지 30여분, 더이상 구조가 불가능해집니다.

[와, 물 들어온다. 물 들어와. 와, 큰일 났다.]

4층 객실까지 빠른 속도로 물이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을 구한 뒤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제주도로 첫 출근하기 위해 세월호를 탔던 58살 김홍경 씨입니다.

[김홍경(58)/사고 당시 영상 촬영 : 소방호스를 동그랗게 말아서 허리에 감게 하고, 위에서 네 사람이 잡아당겼죠. 20명이 맨 위 갑판 꼭대기 사다리에 서 있으니까 한 명 한 명 헬리콥터로 실어 올렸죠.]  

김 씨는 이후에도 배꼬리 쪽에서 물에 빠진 학생들을 구했고 자신도 간신히 어선에 구조됐습니다.

자신보다 학생들을 먼저 구한 김 씨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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