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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배 넘어갑니다"…너무 늦었던 첫 교신

<앵커>

어제(16일) 아침 세월호와 선박의 입출항을 관리하는 해상교통관제센터 간의 첫 교신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그때 이미 배가 많이 기울어진 상태였습니다.

보도에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아침 8시 55분 여객선 세월호에서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로 첫 교신을 시도합니다.

[세월호 : 항무제주, 세월호 감도 있습니까 (잘 들립니까)?]

[제주관제센터 : 예, 세월호, 항무제주.]

[세월호 : 해경에 연락해 주십시오.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갑니다.]  

첫 교신 당시 이미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제주관제센터 : 귀선 어디십니까? 예, 알겠습니다. 해경에 연락하겠습니다.]  

위치를 묻는 질문에 세월호는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재차 알립니다.

[세월호 : 지금 배가 많이 넘어갔습니다.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빨리 좀 와주십시오. 병풍도 옆에 있어요.]  

잡음이 심하자 교신 채널을 변경했고, 이후 9분간의 교신내용은 녹음되지 않았습니다.

관제센터는 인명 피해 여부를 묻고, 배에서 떠날 때를 대비해 구명조끼를 착용시키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9시 5분쯤 세월호는 첫 교신이 이뤄진 채널로 재차 구조 상황을 물어왔고, 이것이 마지막 교신이 됐습니다.

[세월호 : 해경 어떻게 됩니까?]

[제주관제센터 : 네, 지금 해경한테 통보했고요. 잠시만 대기하시기 바랍니다.]

어제 교신은 인근의 모든 선박과 관제센터에서 들을 수 있는 긴급 채널 대신 제주센터와만 연결되는 일반 채널로 이뤄졌습니다.

긴급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해경 대신 관제센터, 그것도 가까운 곳의 완도나 진도가 아니라 제주와 교신을 시도한 이유도 의문입니다.

[해수부 관계자 : 제주도로 오다 보면 제주(센터)와 교신을 해야 하기 때문에, 12번 채널로 놓고 있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에서 제주를 불렀는지도 모르죠.]  

교신 이후 구조 헬기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9시 40분쯤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첫 교신을 시도했을 때는 이미 스스로 회복하기 힘든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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