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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사고 영상…"움직이지 마세요" 안내방송

<앵커>

배가 90도 가까이 기울어 가라앉는 동안, 승객들은 배 밖으로 나오기 위해 사투를 벌였습니다. 한 생존자가 촬영한 긴박했던 사고 당시의 동영상을 저희 취재팀이 입수했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15분이 지난 아침 9시 13분, 휴대전화로 촬영된 영상입니다.

선체 오른쪽 난간이 이미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60도 이상 선체가 왼쪽으로 기운 겁니다.

구명조끼를 입은 승객들은 객실 복도 벽을 붙잡고 전화로 침몰 상황을 알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한 승객은 아예 바닥을 벽 삼아 기대선 채, 구조를 기다립니다.

[(지금 상황이) 불난 것보다 더해요. 더해. 이거 30분 후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배 타는 학생들은 어떡해….]

일분일초가 다르게 배가 가라앉는 데도, 배 안에선 자리를 지키라는 안내 방송만 흘러나옵니다.

[안내방송 :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해요. 움직이지 마세요.]

9시 27분, 객실 바깥 갑판 외엔 더이상 피할 공간이 없습니다.

구명조끼를 입은 승객들은 이제 객실 벽면에 엉덩이를 댄 채 구조를 기다립니다.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학생들 걱정 뿐입니다.

[(학생들은 어디에 있어요? 학생들?) 학생들은 다 객실에 있어요.]

멀리서 헬기 소리가 들리자, 승객 1명이 난간을 붙잡고 손을 흔듭니다.

[어이 여기요.]

9시 28분, 배는 더 기울었는데 선실이 더 안전하다는 안내 방송이 또 나옵니다.

[안내방송 : 선실이 더 안전하겠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승객은 선원 누군가 갑판으로 올라오라고, 안내 방송만 제대로 했어도 실종자가 훨씬 적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오전 10시 49분, 가까스로 구조된 승객들은 바닥을 하늘로 치켜든 채 침몰한 세월호를 보며 망연자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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