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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구조 먼저"…커튼 뜯어 구명줄 만든 승객들

<앵커>

세월호가 기울어진 뒤 선박 내부를 촬영한 영상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침몰 순간, 학생들부터 먼저 구하기 위해 구명줄을 만든 승객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9시 46분, 이미 세월호가 60도 가량 기운 상황이었습니다. 선박 안에 남아 있는 성인 남성들과,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이 탈출할 수 있는 통로를 찾고 있습니다.

[아저씨, 여자애들, 이 루트 포기하면 안 돼요? 이 루트 포기하면 안 돼요? 저기 있다는데….]

상황이 급박하다보니 탈출 통로를 급하게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창문 깼나 봐요. 미끄럼틀로 내려간대요. 여기 포기할까요?]

9시 56분, 선박 위쪽에 학생들이 대피하고 있습니다.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은 이젠 벽면을 바닥 삼아 서 있습니다.

이들이 급히 만들어 낸 구명줄도 보입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합세해 커튼을 뜯고, 소방호스를 이어 10미터 가량으로 이은 겁니다.

이 소방호스를 1층으로 보내 여러 명이 힘을 모아 줄을 잡아당겼고, 학생 20명이 이 구명줄의 의지해 대피했습니다.

10시 16분, 기울어진 선박 안에서 밧줄에 몸을 묶은 채 버티고 있는 승객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더 이상 구조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와… 물 들어온다, 물 들어와, 물 들어와. 와… 큰일났다, 저기 있는 사람 다 죽었다.]

학생들을 구조하고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첫 출근을 위해 여객선을 탔던 58살 김홍경 씨입니다.

김 씨는 더 많은 학생들을 구하기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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