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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위치가 생사 가른 듯…실종자들 어디에?

<앵커>

아직 구조되지 못한 승객이 290명이 넘습니다. 실종자들은 배 안에 갇혔을 가능성이 큰데, 선실 위치가 어디였느냐에 따라서 생사가 갈릴 수 있습니다.

승객들이 배 안에 갇혔다면 어디에 주로 있을지 김종원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기자>

세월호는 5층짜리 선박입니다.

1, 2층에는 자동차와 중장비 등 화물이 실려 있고, 3, 4, 5층이 승객실입니다.

5층엔 교사 등 7명이 타고 있었고, 가장 승객이 많았던 4층엔 353명이 타고 있었는데, 단원고 학생 300여 명은 모두 이곳에 타고 있었습니다.

3층엔 일반인 승객 87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가 암초에 부딪힌 시각, 학생들은 자유시간을 갖고 있었는데 대부분 이 4층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충격과 함께 선실 안은 아비규환으로 변했습니다.

'쿵' 소리가 난 뒤 배가 좌측으로, 그리고 동시에 뒤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게 목격자들의 증언인데, 전문가들은 선체 왼쪽 밑부분이 파손되면서 화물칸인 1층 안으로 바닷물이 밀려 들어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배민훈/한국 구조대학 특수구조대원 : 좌현 쪽 바닥이 찢기니까 좌현 쪽으로 물이 들어오면서, (무거워지니까) 왼쪽이 넘어지면서 배가 한 바퀴를 돈 거죠.]

당시 배 1층 후미에 무거운 화물이 많이 실려 있다 보니까, 배가 좌측으로 기우는 것과 동시에 뒤로도 가라앉았다는 겁니다.

배가 갑자기 크게 기울면서 황급히 자기 방으로 돌아간 학생들은 가만히 기다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구명조끼 등을 입으며 별다른 대피 없이 방에서 기다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가 기우는 게 상당히 빨랐고, 1시간여 만에 배 좌현의 3층~4층 객실 부위까지 바다에 잠겼습니다.

[구조승객 : 물이 갑자기 차고, 갑자기 막 얼굴까지 차니까, 생각 그런 걸 할 겨를이 없었어요.]

결국 좌측은 바다에 빠지고 우측은 허공으로 뜬 형태가 됐는데, 전문가들은 물에 닿지 않은 우측 승객이 비교적 대피하기 쉬웠고 반대로 물에 빠진 좌측 승객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헬기를 통해 구조된 승객들은 대부분 우현 난간이나 창문을 통해 구조됐습니다.

물에 가라앉은 좌현 쪽 승객의 경우는 물에 잠긴 창문으로 바닷물이 빠르게 밀려들었을 것이고 가파르게 기울어져 버린 갑판을 거슬러 올라 우측까지 올라가기도 힘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바닷물이 창문으로만 들어온 게 아니라 1층 화물칸에 미리 들어와있던 바닷물이 3, 4층 객실의 복도로 역류를 하면서 복도를 꽉 채웠고, 좌현의 일부 객실은 이 수압 때문에 문을 열기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배민훈/한국 구조대학 특수구조대원 : (복도로) 물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는 쪽 사람들은 물의 수압이 있기 때문에 가라앉아 버리면 문이 안 열린단 말이죠. (물이 가라앉은 창문뿐 아니라 복도 쪽으로도 들어오나
봐요?) 그렇죠. (실내에서도) 구멍 구멍으로 물이 다 들어오죠.]

위아래가 뒤바뀌어 버린 객실 내에서 쏟아져 내린 물건에 맞아 골절 등을 입었다면 더 더욱 대피하기는 힘들어 집니다.

[구조승객 : 바다 쪽으로 미끄러지면서 갈비뼈가 부러진 거 같아요. 너무 놀란 게 음료수 냉장고 같은 거 있잖아요. 냉장고가 쓰러지면서 전부 쏠리니까.]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바다에 먼저 침몰한 좌현 측에 실종자가 많이 몰렸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90도까지 완전히 서버린 배가 뒤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뒤늦게 대피해 올라온 승객들은 배에서 뛰어내리려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단 증언도 나왔습니다.

세월호는 배 폭만 22m인데, 이 높이에서 뛰어내리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결국 급격한 침수로 창문에서, 복도에서, 이 양쪽에서 물이 들어오면서 좌현 측 승객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이었다면 최악의 경우 대규모 사상자가 나올까 우려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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