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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목욕탕 나이 논란…"5살 아이, 흑심 갖고 보는 것 아냐"

대담 : 오은영 박사 (소아청소년클리닉원장,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 한수진/사회자:
“남자 어린이 5살 이상은 남탕으로 가세요. 5살이 되면 알건 다 압니다.” 요즘 대중목욕탕 여탕 출입구에 써 있는 문구라고 하는데요. 여탕 출입이 가능한 남자 아이의 나이, 현행법에 따르면 만 5세 이상이 기준이죠. 그런데 이 연령 기준을 더 낮추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고요. 보건복지부도 만 4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만 5살이 되면 알 건 다 아는 나이가 되는 걸까요? 과연 아이의 입장에서, 또 아이의 발달 과정에 비추어보면 몇 살이 적당할지 궁금한데요. 전문가 연결해서 말씀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육아멘토, 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원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원장님, 정말 5살이 되면 알 건 다 아는 나이가 되는 건가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웃음) 아니 우리, 5살에 본인들이 뭘 그렇게 많이 알았나, 스스로 생각해보면 될 것 같아요. 이때는 기본적인 체계적인 교육이 아직 시작된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요. 이 나이가 알건 다 안다는 건 무리가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만 5살까지는 이성 부모와 함께 목욕을 해도 문제가 없나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물론 일정한 나이가 되면요. 아이들은 분리를 하는 게 맞긴 맞습니다. 그런데 어제도 이 문제가 굉장히 논란이 되었던 걸로 제가 알고 있어요. 이걸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어른들의 점검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5살 아이는요. 내가 가르치고 보호를 해주어야 할 존재입니다. 이 아이들을 어른들이 안전하게 보호하고 또 목욕탕 같은 곳은 위험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이 요소에 대해서 아이를 잘 보호해주고 지도해주고 또 개인위생이라는 것은 건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요. 이 위생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도 사실은 순차적으로 하나하나 가르쳐주어야 하거든요. 이 가르쳐주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상이 바로 부모겠죠. 그 중에서도 1차 부모는 대게 엄마니까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가서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것이 맞긴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를 어른들이 안전하게 잘 씻도록 보호를 해주는 대상이냐. 아니면 이 아이가 나를 쳐다보는 것 보니까 창피하네, 이렇게 보느냐의 관점의 차이인거죠. 어디에 기준과 초점을 맞추고 보느냐에 따라서 이 현상을 바라보는데 상당한 견해차이가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아이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또, 왜 5살이냐, 6~7살도 엄마 손이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의문이 있을 법 한데요. 4~5세가 성에 대해서 눈을 뜨기 시작하는 나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우리 유명한 아이들 발달에 대한 이론들이 있는데요. 사실 이론이 모든 것을 관장하지는 않지만 이론적 근거를 분명히 가지고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관점을 정하는 데에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발달을 보는 이론 중에서요. 아이들은 발달 단계마다 다음 단계 발달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라고 하죠,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에너지가 신체 일부에 국한되어서 그 과정에 아주 몰두되어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돌까지는 아이들이 모든 것이 구강에 몰두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입에 가져가고 모든 것을 입에 넣는 걸로 확인을 하겠죠. 그런 것처럼 그 때를 구강기라고 하고 이 시기를 잘 거쳐야 그 다음 단계의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그 단계마다 과제를 해나가는 과정에서는 나름의 어려움이 있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 자체가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만 나이로 3~5세 정도를 일반적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때를 남근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명칭으로는 남근기라고 하고 원어로는 Phallic stage 라고 하는데요. 이 시기를 거쳐 가면서 아이들을 좀 더 동성의 부모를 닮고자 하는 심리적인 발달이 이루어지게 되고 그 이후에는 어렴풋이나마, 아들은 아빠를 닮아야 되겠다 라든가 딸은 엄마를 닮아야 되겠다는 것을 배워나갑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과는 매우 다른 정신성발달을 해나가는데요. 이런 것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남근기라고 하니까 이 남근을 어른들이 생각하는 남근하고 혼동을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성에 대해서 눈을 뜨는 시기다, 이런 생각과는 다르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그런 것 하고는 다릅니다. 이것은 그 다음 단계 인간의 생존을 위한 발달단계에서의 정신적 에너지가 어디에 머물러있느냐를 보는 그런 이론적인 근거이지, 이 때 아이들의 성에 대한 관심은 사춘기나 성인이 갖고 있는 성의 관심과는 상당히 다른 거라고 볼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원장님, 여탕에서 아무리 아이라고 하더라도 남자 아이가 빤히 쳐다보면 당혹스럽고 불쾌하다, 이런 분들 계시거든요. 그럴 때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아이들은 늘 환경에 대한 호기심을 갖습니다. 인간도, 이 세상에서 가장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육체 아니겠습니까. 뭔가 나와 다른 부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그런 모든 나와 다른 면들이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하나씩 배워나가는데요. 이 때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 하면 이 아이가 세상을 배워나가는 호기심을 갖고 사람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마치 나를 흑심을 갖고 쳐다본다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렇지만 그것은 마치 공공의 공개적인 장소에서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가, 아이가 너무너무 배가고파서 울 때 수유를 해야 되는 상황에서 수유실이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럴 때 내가 창피하게 생각하느냐, 아니면 내가 아이를 배고프지 않게 잘 먹여야 되느냐의 관점하고 똑같다는 거죠. 그 때 대부분의 엄마는 이 아이의 건강과 생존을 위해서는 수유를 합니다. 그것이 더 인간의 건강과 아이의 행복과 발달을 위해서는 상위 레벨의 개념이라고 하는 거죠. 그것을 가지고 손가락질하거나 뭐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개념이라고 보는 거죠. 마치 그것처럼 아이들이 그 나이에는 목욕탕에서 안전하게 부모가 보호를 해주어야 되고 또 아들아이라고 하더라도 아빠가 아이를 목욕탕에 못 데리고 가는 상황도 상당히 많거든요. 엄마 혼자 키우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아빠가 못 데려가는 상황이 있는데 그럴 때 만 5세 미만의 아이들은 반드시 보호자나 양육자가 아이를 돌보면서, 보호하고 잘 키워주어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이걸 가지고 성적인 개념으로 아이를 바라본다든가 내지는 4살이냐 5설이냐 이렇게 논쟁하는 것은, 핵심에서 벗어나있는 것 아니냐.

▷ 한수진/사회자:
본질이 아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알고 쳐다보는 것 아니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러면 아이가 자신의 성별을 알고 아빠의 성별을 알고 남녀가 다르다는 걸 정확하게 인식하는 나이는 몇 살이라고 보면 될까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어떤 기준선이, 두부 자르듯 한 칼에 자를 수는 없고요. 인간이 발달해나가는 과정에서 아까 말씀드린 그런 인간 성 발달에서 만 5살이라고 하죠. 만 5살 정도를 넘어가게 되면 자기의 성적 정체성을 어렴풋이 알게 되고 남성과 여성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죠. 만 5살부터는 보통 물어보면, 남자야? 여자야? 물어보면 대게 정확하게 대답을 해냅니다. 아들 같은 경우는 엄마랑 자기가 성정체성이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지를 하죠. 대게는 만 5살 기준으로 하는 이런 이론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그 이후부터는 아들은 아빠가, 딸은 엄마가 씻기는 게 좋겠네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네, 대게 그렇게 보시면 좋겠고요. 더욱이 중요한 건 보통 만 5살이면 우리나라 나이로는 6~7살 되는 아이들인데요. 이 때 아이들은 자주 능력이 많이 좋아집니다. 스스로 이동 한다던가 위험에 대해서 대처할 수 있는 것들을 아주 정확하게 가르쳐주면 어느 정도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아들의 경우에 이 아이를 보호해줄 수 있는 남자 성인이 없다고 할 때 엄마가 누구에게 조금 부탁을 하고 밖에서 기다려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시작 나이라고 보는 거죠.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만 5살이라는 현행의 기준은 그리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고칠 필요가 없다, 만 5살 정도면 될 것 같다, 기준이. 그런데 만 5살이라고 하면 이 “만”이라는 개념 때문에 폭이 너무 커져서, 6살도 되고 7살도 될 경우도 있고 해서, 만이라는 개념 빼자, 이런 의견도 있어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사실 만을 붙이는 것이 더 정확한 개념이죠. 왜냐하면 보통 만 나이로 3세 7개월인 아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5살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만 3세 7개월인 아이를 단지 도와줄 수 있는 남자 어른이 없다는 이유로 목욕탕에 못 들어간다고 하면 이 아이의 개인위생이라든가 엄마가 보호해 주는 것에 대해서 거절을 당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그건 좀 곤란하다고 보죠. 만이라는 것은 정확한 월령을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월령을 가지고 연령을 기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정부가, 보건복지부가 만 4세로 낮추는 방안 검토 한다는데 이건 옳지 않다고 보세요?

▶ 오은영 박사 (SBS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육아멘토)
제 개인적인 생각은요. 어쨌든 만 4세냐, 만 5세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목욕탕에서의 안전 기준을 조금 더 강화하고 어린 아이들이 다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을 없애주는 것이 더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만 4세, 5세를 논쟁을 하기 보다는, 어린 아이들은 늘 어른들이 안전하게 보호를 해주고 모든 아이들에 대한 기준들은 아이들의 발달을 고려한 아이의 안녕과 건강과 행복과 복지를 늘 기준으로 해주어야 하거든요. 그것이 어떤 개인적인 주장이 아니라 반드시 정확한 이론적은 근거를 배경으로 해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이런 것들은 생활 속에 적용이 되는 기준이니만큼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는 암묵적인 기준이 필요하겠죠.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SBS TV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자문위원 오은영 박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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