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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까지 빠져들어…인터넷 스포츠도박 기승

<앵커>

스포츠 경기에서 어느 팀이 이길지를 맞히면 돈을 딸 수 있는 불법 온라인 스포츠 도박, 이른바 사설 토토가 여전히 기승입니다. 스마트폰과 자기 이름으로 된 통장만 있으면 할 수 있어서 더 문제입니다. 학생들까지 빠져들었습니다.

기동취재, 이 강 기자입니다.

<기자>

대입준비로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할 고등학교 3학년 김 모군입니다.

한 때 전교 20등을 할 정도로 공부도 잘하고 착실한 학생이었지만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들었습니다.

[김모 군/고교 3학년생 : 한 사이트에서만 (잃은 돈이)100만 원이 넘어요. 들어온 돈 빼고 잃은 것만 따지면….]

더 큰 문제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힘들어졌다는 겁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해외 경기에도 돈을 걸 수 있어 시차 때문에 종종 밤낮이 바뀐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경기 있어서 시험 전날 경기보고 다음날 학교 갔는데 시험 때 대충 풀고 거의 다 찍고 자고 그랬어요.]

또 다른 고 3학생 이모 군도 요즘 불법 도박에 빠져 있습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스포츠뿐 아니라 TV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를 맞추는 것에도 돈을 건다는 것입니다.

[그때 박○○라는 사람이 배당이 1.5배인가 그래서 80만 원 걸어서 120만 원 땄었어요.]

학생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을 알아야만 친구들과 대화가 통할 정도로 도박이 만연해 있다고 말합니다.

[이모 군/고교 3학년생 :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더 이상으로 많이 (하죠). 남들 아르바이트하는 것 만큼 힘들지도 않고 딸 때도 많이 있으니까 그런 것 때문에 학생들이 엄청 많이 해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불법 도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도 쉽게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중독된 사람 가운데 무려 13%가 청소년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불법 도박업자들은 배당률을 조정하고 승부조작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합니다.

간혹 이용자가 큰 돈을 딸 경우 아예 사이트를 폐쇄해버립니다.

[불법 온라인 스포츠 도박 업자 : 그러다가 돈이 커졌어요. 짜증난다, 치우자. 몇억 원 들어와 있어요. 먹튀 한번 하자. (해본 적 있어요?) 있죠. (이용자들은) 신고 못 합니다.]

불법 도박이다 보니 이용자 또한 처벌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못할 것이라는 걸 이용한 겁니다.

이처럼 불법 스포츠 도박이 극성이지만 단속은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경찰 관계자 : 그것보다 중요한 사건이 더 많은데 미미하게 도박하는 사람들 한 두 사람 예방하기 위해서 경찰력 거기다가 투입하냐 이거죠. 차라리 민생사범에 투입하는 게 나아요.]

불법 스포츠 도박이 독버섯 처럼 퍼지면서 우리 아이들 마저 검은 유혹의 늪에 빠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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