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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학의 0시 인터뷰] 편견 없이 세상을 담는 사진관

<앵커>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어려운 분들을 돕고 사는 따뜻한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11일)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전용 사진관을 세우고 편견 없이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바라봄 사진관'의 나종민 대표 모셨습니다.

국내 최초의 장애인 사진관, 좀 생소한데, 어떤 거죠.

[나종민/장애인전용사진관 대표 : 특별히 다를 게 없습니다. 조명이 있고 배경이 있고 똑같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경사로가 있어서 장애인분들이 접근하기 편하게 만들었고, 찍는 사람이 조금 더 오시는 장애인분들에게 마음으로 찍는다는 게 다르다고 할까요.]

저희가 취재를 갔는데 촬영을 하고 있었죠. 어떤걸 하고 계셨나요.

[나종민/장애인전용사진관 대표 : 장애인 시설 '동천의집'에서 아리따운 아가씨 다섯 분이 오셔서 춤도 추고, 그분들 프로필 사진도 찍었습니다.]

프로 사진작가가 아니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국계 기업을 다니시다가 그만두고 장애인 사진사로 오셨는데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종민/장애인전용사진관 대표 : 남들보다 조금 이른 나이에 회사를 그만뒀고, 그러고 나서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풍경, 가족들 이렇게 찍은 거죠. 그러다가 한번은 뇌 병변 아이 체육대회 때 저희가 사진을 찍어드린 적이 있는데 그 어머님이 제게 사진관에서 나왔느냐고 하시는 거에요. 아니요, 저는 그냥 재능기부 나왔습니다 했더니 사진관에서 나오셨으면 가족사진 찍으려고 하셨데요. 알고 보니 그분들을 위한 사진관이 없더라고요. 아 그럼 내가 한번 만들어보지 한 것이 벌써 한 3년 됐는데, 그 뒤로 7개월 만에 사진관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그 당시 번듯한 직장 다니시다가, 요즘엔 주변에 사진관도 없어요. 더구나 장애인 사진관 하면 주변 분들, 가족분들이 그냥 하라고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나종민/장애인전용사진관 대표 : 당연히 말렸죠. 그런데 수익적인 측면에서 보면 말리는 것이 맞고, 사회공헌 측면에서 보면 하는 게 맞습니다. 지금까지 2년 반 동안 운영하면서 사회공헌과 수익적인 균형을 맞추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더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저의 뜻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도와주시면 저희는 그 일을 더 열심히 많이 할 수 있어서 많은 분께 그런 사진을 남겨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뒤에 있는 게 선생님이 찍으신 사진들인데, 표정들이 너무 좋아요. 정말 밝고 보고만 있어도 좋은데. 사진 찍으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으실 것 같은데.

[나종민/장애인전용사진관 대표 : 기억에 남는 분이, 저희가 사진을 찍을 때 신청을 받아서 사연들을 봅니다. 그런데 한번은 80대 노모와 60대 소아마비 아드님 두 분이 사시는 데, 그 두 분 사연을 보니, 글쎄 그 두 분이 노령연금과 기초생활 수급자이신데 장애인들한테 기부를 하고 사시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오셨을 때 여쭤봤죠. 그랬더니 하시는 게 편하시데요. 너무 좋으시데요. 그래서 그런지 두 분 다 얼굴이 너무 밝으세요. 그래서 금방 사진 찍어 드렸죠.]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앞으로 정말 많은 일이 보이시는 것 같은데 멀리 혹은 가까이 계획이 있으시다면.

[나종민/장애인전용사진관 대표 : 매체에 알려지다 보니 지방에서도 전화가 옵니다. 혹시 저희도 사진 찍을 수 없느냐고요. 가고는 싶은데 물리적으로 못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거리적인 부분에서 또 다른 2호점 3호점이 지방에 생기거나 하면 그분들도 혜택받아서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바라보면, 2호점 3호점이 생기는 날이 제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어렵고 힘든 분들 희망을 담는, 마음으로 찍는 아름다운 작업 계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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