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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산길 질주하는 고급 외제차…'와인딩' 아찔

<앵커>

자동차가 구불구불한 산길을 빠르고 거칠게 달리는 걸 '와인딩'이라고 합니다. 경기도 양평 산길에서 주말마다 이 위험한 와인딩을 재미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기동취재,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 고급 외제 차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최고급 스포츠카 포르셰에 한 대 4억 원이 넘는 람보르기니까지, 스무 대가 넘는 외제 차가 주차장 한편을 가득 채웁니다.

[외제차 동호회원 : (어디 멀리 가시나요?) 가까운 데 여주나…그냥 가까운 데 갈 거예요.]

이들이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양평의 중미산입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는 이른바 와인딩 주행의 성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산길에서 굉음을 내며 시속 100km 이상은 기본입니다.

곡선구간에서도 속도는 줄어들지 않고, 직선 구간에서는 순간적으로 최대 속도를 내기도 합니다.

뒤늦게 순찰차가 출동하지만 굉음을 내며 달리는 차들을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경찰 : 그런 차들이 야간에 많이 오긴 해요. 사고 난 파편들이 있었는데 다들 자차 사고기 때문에 신고를 안하고 가버립니다.]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에는 자신들의 동영상을 올리면서 위험한 질주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와… 코너링 장난 아니다.]

낮에 다시 찾은 고갯길은 환할 때 봐도 구불구불해서 운전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산길의 도로 바닥 곳곳에는 지난밤 와인딩의 흔적이 선명합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일반적으로 타이어를 좀 태우면서 예열시킨 겁니다. 마찰도를 높여 가지고 경주에서 출발할 때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작업이거든요.]

콘크리트벽과 가드레일에는 크고 작은 사고 흔적도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중미산 고갯길에서 곡선구간의 경사가 가장 급한 곳입니다.

바로 옆은 낭떠러지라서 사고가 났을 경우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가운데, 주말 밤마다 순간의 짜릿함을 위해 운전자들이 목숨을 걸고 내달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승태·오영춘,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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