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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값 '껑충'…더 커진 포장에 숨은 비밀

<앵커>

지난해 말 이후 과자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많게는 20%까지 가격이 인상되면서 과자 겉포장도 꽤 커졌는데, 내용물이 그만큼 늘어난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을 눈을 속이는 뻥튀기 포장, 어느 정도인지 보시죠.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최근에 가격을 올린 과자들을 마트에서 사 봤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과자 7개에) 2만 5천10원입니다.]

그래도 뭐, 양은 많아 보였는데 포장을 벗겨 보니 얘기가 달라집니다.

과자 알맹이만 모아 다시 상자에 넣어보니, 7개 다른 제품이 상자 하나에 거의 다 들어갈 정도로 부피가 줄었습니다.

포장이 내용물보다 4~5배나 더 큰 제품이 넘쳐나는 겁니다.

업체들은 과자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과자 업체 관계자 : 트레이(플라스틱 접시 포장재)를 안 쓸 수가 없어요. 깨진 거 나오면 좋겠어요? 과대포장이라고만 몰아가면 개발 의욕이 떨어져요.]

저희 취재팀이 시중에서 과자를 이것저것 사 와봤습니다.

한 상자를 사왔는데, 얼핏 보기에도 과자 하나하나 포장이 상당히 큽니다.

이렇게 해야지만 과자가 깨지지 않는 것인지, 과연 적정 수준의 포장은 어떤 지 한 번 전문가와 함께 과자 포장을 완전히 뜯은 다음에 재포장을 해보겠습니다.

과자 세 종류를 골라 상자를 재설계한 다음 다시 포장해봤습니다.

브라우니 4개 들어있던 제품은 포장지 크기가 60%나 줄어들었고, 플라스틱 받침대 때문에 큼직했던 과자도 40% 작아졌습니다.

이렇게 부피를 줄인 제품을 원 제품과 함께 1m 20cm 높이에서 떨어뜨려 봤습니다.

빵 형태의 과자는 포장지 크기와는 상관없이 깨지지 않았고, 쿠키는 원 제품이 2개, 재포장 제품은 3개가 깨졌습니다.

그러니까, 뭐 꼭 포장지 크기가 커져야지만 제품 보호가 나아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박수일/연세대학교 패키징 학과 부교수 : (완충재가) 한쪽은 없고 이쪽만 이런 식의 완충재를 넣었다는 건, 완충효과를 유도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거죠.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번엔 대학생들을 상대로 상자 크기에 따른 가격 반응을 알아봤습니다.

[(큰 상자, 작은 상자) 가격을 3천 원으로 산정하고 있습니다.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분 손 들어주시겠어요?]

원 제품과 같은 크기의 상자를 보고는 '가격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꽤 나왔지만, 크기를 줄여서 다시 포장한 제품은 '너무 비싸다'는 반응 뿐입니다.

나중에 안에 든 내용물이 같은 제품이라고 밝히자 어이없어 합니다.

[정지원/인천대학교 학생 : (이 크기(작은 상자)를 3천 원에 팔면 살 의향 있어요?) 아니요.]

결국 크기를 키운 겉포장에 소비자들이 넘어가는 셈입니다.

[이영애/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 포장이 훌륭하고 포장이 크고 이러니까 적정 가격이겠구나 해서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고요. 소비자 기만성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겁니다.]

국내 업체들이 과대포장에 대한 불만 개선은 뒷전으로 미룬 채 가격만 올리는 사이, 소비자들의 입맛은 수입 과자로 옮겨가면서 지난 한 달 동안만 수입 과자 매출이 30%나 뛰어올랐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주용진,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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