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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이언 돔, 팔레스타인 소형 로켓에 뚫렸다

[취재파일] 아이언 돔, 팔레스타인 소형 로켓에 뚫렸다
팔레스타인 지하드(성전) 조직인 알-쿠드스(Al-Quds) 여단이 ‘신무기’를 공개했습니다. 다연장 로켓(multiple rocket)입니다. 다연장 로켓이야 우리 군도, 북한 군도 갖고 있는 흔한 무기체계입니다만 알-쿠드스는 사진까지 내놓으며 최근의 전적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보잘 것 없는 이 다연장 로켓 발사대가 ‘미사일 잡는 미사일’인 이스라엘의 저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을 뚫고 이스라엘 땅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알-쿠드스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이언 돔이라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보려는 우리나라 군도 도입해볼까 고민하고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적군의 미사일을 정확히 요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고 중동에서 실전을 통해 이미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정부는 알-쿠드스의 주장을 적극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알-쿠드스가 터무니 없는 빈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듯합니다. 로켓의 크기가 작아서 아이언 돔의 그물망을 피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찌됐든 아이언 돔이 졌다고 하니 뜻밖이네요.

● “130발 중 3발만 아이언 돔에 격추”

영국의 군사 전문지 IHS 제인스가 알-쿠드스의 아부 아흐메드 대변인을 인용해 전한 이 다연장 로켓의 활약상은 이렇습니다. 3월 11일 이스라엘군이 알-쿠드스 행동대원 3명을 죽였고, 이에 대한 응징으로 알-쿠드스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다연장 로켓 130발을 쏘아댔습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에 잡힌 로켓 수는 3발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127발은 이스라엘 영토를 타격했다는 겁니다. 요격률 2.3%입니다.

이스라엘 국방부도 알-쿠드스의 공격을 확인했습니다.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70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는 겁니다. 특히 3월 12일엔 로켓 41발이 이스라엘 땅으로 날아왔는데 5발은 이스라엘 도심에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3발은 아이언 돔에 격추됐다고 확인했는데 나머지 33발의 향방에 대해선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천하의 아이언 돔이 알-쿠드스의 로켓에 뚫렸습니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설명하는 격추 3발, 도심 폭격 5발이란 팩트만 놓고 보면 의아해지는 점이 있습니다. 8발 중 3발 격추, 즉 아이언 돔의 인터셉트 비율(interception rate)이 40%가 안됩니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주장하는 아이언 돔의 격추율은 최소 80% 이상인데 알-쿠드스 공격의 경우에는 격추율이 낮아도 너무 낮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사일 잡는 미사일”의 명성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낙착 지점을 안밝힌 33발은 아이언 돔으로 요격을 못했거나 거주지가 아니어서 요격 시도 자체를 안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팔레스타인 소형로켓

● 알-쿠드스 로켓 vs 아이언 돔…다윗 vs 골리앗

알-쿠드스가 공개한 다연장 로켓 발사대는 소박합니다. 단거리 로켓이고 구경도 107mm에 불과합니다. 기다란 캔, 즉 개별 발사기가 12개 있습니다. 발사대 상부는 철문 처럼 생긴 보호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이 철문 때문에 로켓 발사대가 더욱 초라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비싸디 비싼 최첨단 아이언 돔의 촘촘한 방어망을 무력화했습니다.

반면에 아이언 돔은 세계 모든 군이 탐내는 미사일 방어 체계입니다. 라파엘사의 이 무기는 발사대 3기를 포함한 1개 포대의 도입 비용이 500만 달러, 우리 돈 540억원에 이릅니다. 아이언 돔 요격미사일 한발당 가격은 3만 5000~5만 달러입니다. 요격미사일 한발 쏘면 5천만원이 날아가는 셈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름 그대로 ‘철의 지붕’ 역할을 해 팔레스타인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왔습니다. 우리 합참도 살까 말까 재고 있는데 가격이 비싸고 동시 다목표 대응능력이 낮다는 단점 때문에 결정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이번 알-쿠드스와 이스라엘의 로켓 공방전이 우리 합참에게도 시사점을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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