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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5살 정조 임금이 쓴 한글 편지

<앵커> 

조선 후기의 중흥을 이끈 정조가 어린 시절부터 왕이 된 후까지 써온 한글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왕의 필체부터 성품까지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글 연구에도 도움이 되는 귀한 자료입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문안 아뢰옵고 몸 무사하신 문안 알고저 하오며 이 버선은 나한테는 작으니 수대 신기옵소서, 조카.]

정조 이산이 너댓 살 때 외숙모에게 보낸 한글 편지입니다.

글씨는 삐뚤빼뚤하지만, 내용과 문체는 제법 의젓합니다.

원손, 세손이 되면서 정조의 글씨는 날로 발전했습니다.

외숙모의 건강을 걱정하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마련한 생일 음식까지 나눠 보내는 살뜰한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왕위에 오른 뒤엔 10여 년이 지나서야 외숙모에게 편지를 다시 쓰기 시작해 승하하기 일 년 전까지 계속했지만, 어렸을 적의 애틋함은 사라졌습니다.

외가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과 연관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매년 인삼, 쌀, 돈, 꿀, 전복 등을 선물로 함께 보냈는데, 그 물목이 편지에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정조가 5살 무렵부터 46세 때까지 큰외숙모 여흥 민씨에게 보낸 한글 편지 14점은 정조 사후 혜경궁 홍씨가 편지첩으로 엮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복/옥션단 대표 : 한글의 구사력, 또 한글의 글씨, 1700년도 후반기에 우리 한글 연구에 굉장히 중요한 자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조의 한글 편지첩은 오는 26일 있을 경매에 출품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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