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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트위터 요원들, 법정만 나오면 '엄살·발뺌'

국정원 트위터 요원들, 법정만 나오면 '엄살·발뺌'
"검사만 보면 사지가 떨리고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로…"

오늘(18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한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502호 형사법정.

보안을 위해 방청석 앞에 친 칸막이 너머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의 주눅든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커피숍 같은 곳에서 외근하면서 트위터 활동을 했습니까"하는 검사의 질문과 상관없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김씨는 1987년 안전기획부에 공채로 입사한 베테랑 요원입니다.

2013년 정년퇴직한 후에도 계약직 전문위원 자격으로 국정원에 남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신문 내내 즉답을 피하고 딴소리를 하는가 하면 엄살 섞인 중언부언으로 일관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차원의 '이슈와 논지'에 따라 트위터 활동을 했다고 인정한 김씨는 기존 진술을 번복하면서 "그런 의미로 말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이어 "그때 키 크고 덩치도 큰 팀장(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이 와서 우리가 진술을 해야 살 수 있다는 둥 없다는 둥 했다. 새벽에 체포돼서 정신적으로 아노미 상태였다"고 토로했습니다.

검사가 김씨의 과거 진술을 있는 그대로 읊어주자 "그렇게 장황하게 얘기했다면 거의 천재다. 나는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일목요연하게 진술할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대꾸했습니다.

법정에 나온 심리전단 직원들은 하나같이 이전에 했던 말을 바꾸고 사실상 답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증인신문에 나선 다른 직원 김모씨도 "모르겠다", "기억력이 떨어진다", "착각이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심지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신문을 통해 원세훈 전 원장과 국정원 간부들이 순차 공모해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비방하는 트위터 활동을 지시, 대선에 개입한 정황을 캐내려 한 검찰은 이렇다 할 소득을 얻지 못했습니다.

다만 국정원 직원들의 기존 진술과 법정 증언 중 어느 쪽에 신빙성을 부여할지는 재판부 몫으로 남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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