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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실험실행?…AI 감염된 개의 운명은

살처분? 실험실행?…AI 감염된 개의 운명은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되고도 바이러스를 이겨낸 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방역당국이 고심 중입니다.

방역당국은 살처분 농가에서 사육하던 개와 돼지의 혈액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지난 11일 충남 천안의 한 농가에서 기르던 개에서 AI 바이러스의 항체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개는 AI에 감염됐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항체만 형성된 '무증상 감염' 개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04년 태국에서 AI에 걸려 죽은 오리를 먹은 개가 AI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는 있으나 개에게서 AI 무증상 감염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가축의 처분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자문을 거쳐 지자체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돼 있습니다.

충남도는 일단 해당 개체를 농장 내에 격리하고 소독을 강화한 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검역본부 역시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오늘(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개에서 AI 무증상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며 "일단은 조사를 좀 더 철저히 해보겠다"고만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일단 AI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만큼 철저한 방역을 위해 닭·오리와 마찬가지로 살처분 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으나 방역당국은 이 개가 다른 동물에게 AI를 옮길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당 개체에서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물질인 항체만 검출됐을 뿐 바이러스 자체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당 농가에 이 개를 계속 기르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 개에 많은 관심이 쏠린 데다 AI의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밀조사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방역당국은 이 개를 실험실로 옮겨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AI의 감염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해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개를 실험실로 옮겨 조사하려면 환경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역당국의 한 관계자는 "본래 해당 농장에서 식용으로 키운 개였는데 지금은 이 개를 어찌할지 두고 여기저기서 압박이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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