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대학생이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다시 만나자며 스토킹을 하다가 결국 목숨을 해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최근 한 유명 뮤지컬 여배우도 전 남자친구에게 납치되어서 위협을 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잇따르는 데이트 폭력, 그저 젊은 연인끼리 욱해서 하는 행동이겠거니 하기에는 너무 심각하고 또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원인과 대책 짚어보겠습니다. 관련해서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먼저 데이트 폭력의 개념부터 설명해주시겠어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데이트 폭력이라는 것은 이성교제를 목적으로 하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신체적 폭력, 성폭력 이런 것들을 총망라 하는 것이고요. 물론 이런 폭력이 갈등상황에서 해결 전략으로 사용하는 거지만 상대에게는 큰 피해를 주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육체적인 폭력 외에 언어나 정신적인 폭력도 해당이 되는 건가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그렇죠. 언어폭력이라든지 정신적 폭력, 정서적 폭력, 이런 것들을 다 아울러서 심리적 폭력이라고 하는데요. 일단 물리적 폭력 피해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고요. 물론 성폭력들도 그렇지만, 특히 가벼운 폭력 수준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의 폭력들도 생각하는 것보다는 꽤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데이트 폭력이라는 게 사귀는 중 연인관계에서 벌어질 수도 있고 이별 이후에 벌어지기도 하는데. 목숨까지 위협하는 극단적인 사고는 주로 이별 통보 상황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다면서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그렇죠. 이별 통보 전에도 과격한 폭력 같은 경우가 처음 시작할 때는 폭행의 정도가 약하다가 심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폭력이라는 것이 데이트 상대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라든지 아니면 데이트 상대의 외도에 대한 관한 의심이 될 수 있어요. 계속해서 그런 것에 대해 편집적으로 의심하고 그러면 상대가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이별을 통보하는 경우도 있죠. 이럴 때는 이별 통보에 대해서 반대를 하다가 위협을 하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살인을 하거나 그 외 더 여러 가지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해자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분들의 어떤 특징적인 면이 있습니까?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저희가 인터넷 상이나 책자 같은 곳에서도, 외국이나 우리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경고들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특징들을 나열하면서요. 일단 제가 오랫동안 10여 년 넘게 데이트 폭력 가해자나 피해자들을 상담하거나 연구해오면서 가장 심각한 폭력을 일으키게 하는 것은 집착이나 소유욕 때문에 그런 겁니다. 상대에 대한 집착의 기저에는 공허함이 들어가 있는데, 이럴 때 뭔가 좀 더 서로 같이 하고 싶고 또 그러는데. 상대가, 현실이 그렇게 따라주지 않았을 때는 조절 능력 같은 것을 상실하고 충동적인 행동들을 많이 하게 되죠.
▷ 한수진/사회자:
데이트 폭력에 관해서 관련 통계는 어떤 게 나와 있습니까?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서양이나 우리나라 연구에서도 나타나는 데이트 폭력의 통계조사의 비율은 거의 비슷한데요. 신체적 폭력 같은 경우는 3~40% 정도가 연구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건 밀치거나 당기거나 꽉 잡거나 이런 정도의 신체적 공격 행동까지 합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저희 연구에서 보면 과격한 폭행 정도, 정말 폭행 사건 정도로 치부되어질 정도의 폭행도 10% 내외로, 매번 조사에 따라 약간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렇게 나타나고 있고요. 언어폭력이나 심리적인 폭력은 적게는 70~80% 정도이지만 많게는 90%로 조사되는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상당히 많은 수치인데, 아무래도 데이트 폭력은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겠죠?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그렇죠. 지금 연구 조사에서는 밀치거나 아니면 상대의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폭력까지 하다보니까 여성의 가해 비율도 높게 나오는 경우들도 있는데. 아까 말씀드린 10% 내외의 심각한 폭행에서 피해자는 거의 대부분 여성이고 가해자는 남성이 되죠.
▷ 한수진/사회자:
데이트 폭력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던데요. 원인을 뭐라고 봐야 할까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사실은 정확한 실태 조사를 하기는 힘듭니다. 왜냐하면 데이트를 하는 전국 젊은 남녀들을 대표로 하는 표본으로 해서 매번 주기적으로 어떤 증가세가 있는지를 조사한 적은 없지만요. 전문가들이 볼 때는 데이트 폭력이 꽤 더 증가하고 있고, 특히 심각한 데이트 폭력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제가 상담이나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느끼는 경우가요. 채팅이나 게임을 하다가도 만날 수 있고, 요즘은 채팅 어플 같은 것들도 있거든요.
이런 데서 ‘묻지마 데이트’를 하다보면, 소개받아서 만나면 누가 그 사람을 만나는 지 알 수도 있지만, 이렇게 ‘묻지마 데이트’를 하게 될 경우에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기가 잘못을 하더라도 남들이 알 수 없다는 게 있는데, 이런 게 정말 큰 위험이 자기가 싫어하게 된다든지, 아니면 조금 수가 뒤틀리면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고.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심각한 경우에는 살해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묻지마 데이트’가 증가하고 이런 추세에서는 계속 데이트 폭력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앞서 제가 소개한 사건 같은 경우엔 관계가 꽤 오래 지속되었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원인을 봐야 할까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사실 가정폭력도 그렇고 데이트 폭력도 그렇고 피해자들이 의외로 그 관계에서 잘 못 빠져나오고 하는 부분들, 사람을 용서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용서에 부정적이기도 하고. 그 외에 자기가 투자한 것, 여러 가지 이론으로 헤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저희 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런 데이트폭력, 집착이 심한 사람들, 특히 여자 친구나 아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평소에는 굉장히 더 잘해줘요. 그러니까 폭행하는 그 점만 없으면 굉장히 잘 해주고 모든 것을 같이 하려고 하고 자기에게 서비스도 잘 해주고 애틋한 표현들을 하니까 그 부분에 관해서 계속해서 여러 갈등을 하는 거죠. 그것만 변하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갖고, 계속 기다리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데이트 폭력에 대한 처벌 규정이 너무 약한 것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있네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사실 처벌 규정이라고 하는 것은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폭력, 폭행 사고에 대한 처벌들은 받겠죠. 그런데 인식의 차이라고 봅니다. 경찰이라든지 법원이라든지 이런 쪽에서 데이트 상에서 일어난 폭력이 사랑싸움이겠거니, 아니면 강도가 약하겠거니, 하면서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처벌을 하거나 수사를 하거나 이런 것들이 더 문제라고 보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영국 같은 경우는 클레어 법이라고 해서 상당히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요?
▶ 서경현 교수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그렇죠. 예전에는 살해 위협을 당하는 여성 같은 경우는, 남자친구가 그런다고 하니까 경찰에서 그냥 넘어간 경우가 있어요. 그러다가 살해 사건이 일어나고 부모는 경찰에게 고소를 한 적도 있는데. 사실은 영국 같은 경우 클레어 법이, 남자친구가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전 남자친구가 주로 될 경우가 있는데, 전과기록이라든지 조사를 해달라고 하면 경찰들이 전과기록을 조사를 하게끔 하고, 수사에서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게 만든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가해자들까지도 이렇게 전과 기록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데이트 폭력을 간단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반영이겠죠.
▷ 한수진/사회자:
우리도 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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