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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녀를 아십니까'…과도한 여성 비하 확산

<앵커>

김치녀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된장녀란 말에 이어서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입니다. 은연 중에 이렇게 여성을 비하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이유는 뭘까요?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말, 대학가에 젊은이의 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대자보 열풍이 일 즈음, 또 다른 익명의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댁의 김치는 안녕들 하십니까'란 제목으로, '한국 여성은 누구도 김치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성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걸 정당화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후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 수십 장이 붙을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습니다.

['김치녀 대자보' 게시 대학생 : 여성 혐오적인 얘기들, 이런 것들이 저에게 안녕 하지 못한 얘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자보를) 게시하게 됐습니다. 반응이 되게 좋죠. 여성 혐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많았던 것 같아요.]

이른바 된장녀가 주로 명품을 밝히는 여성을 말한다면, 최근 나온 김치녀는 데이트나 결혼 비용을 남성에게 전가하는 의존적인 한국 여성을 지칭합니다.

[반 여성 사이트 회원 : 여성 권력을 주장하고 남성을 깎아내리고 얻어먹으려고 하는 세력들 있잖아요. 그런 여자들을 김치녀라고 부르면서 안 좋아해요.]

전문가들은 이런 여성 비하 현상이 연애와 결혼 등 남녀 관계의 비용 부담이 남성에게 집중되는 현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특히, 불경기로 그 부담이 과도해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겁니다.

동시에, 바탕에는 남성 우위의 사회가 흔들리고 있다는 박탈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안상수/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각종 고시에 수석 혹은 장차관 혹은 대통령까지 여성인 사회라고. 남성 중심 문화가 이미 종언을 고했다 이미 끝났다 이렇게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나친 남성 중심의 문화는  남성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울 뿐 아니라, 특정 단면을 부각시켜 여성을 비하하게 만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함께, 남성의 박탈감 등에 대한 이해와 연구도 필요하다고 학자들은 말합니다.

['김치녀 대자보' 게시 대학생 : 남성도 살기 힘든 사회고, 어려움이 있을 거에요. 서로 공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잘 풀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강동철·정상보,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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