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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제 염화칼슘, 날씨 풀리면 '도로의 파괴자'

<앵커>

춥고, 눈 많은 겨울입니다. 자연히 제설용 염화칼슘의 사용량도 부쩍 늘었습니다. 사실 이 염화칼슘은 도로의 파괴자입니다. 사고를 부르는 도로의 지뢰, 이 포트홀을 만드는 주범으로 추정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재작년 여름에 서울 양재천의 메타세콰이어 길입니다. 한여름인데 나뭇잎들이 누렇게 변해있습니다. 이 역시 염화칼슘 탓입니다.

먼저, 김현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덕수궁길입니다.

가로수 주변에 쌓인 눈속에 제설제인 염화칼슘이 뒤섞여 있습니다.

눈이 녹으면서 제설제도 가로수 주변 땅 속으로 그대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2010년 겨울 눈이 많이 내린 뒤 이듬해 여름에 서울 양재천변 가로수는 절반 이상이 말라 죽었습니다.

올 겨울에도 양재천변에는 제설제가 뿌려져 지금도 곳곳에 염화칼슘 알갱이가 흩어져 있습니다.

덕수궁 길과 양재천 길 가로수 주변의 흙을 분석해봤습니다.

이틀 동안 말린 흙을 증류수에 섞어 가라앉혔습니다.

그리고 불순물이 얼마나 섞였는지 알기 위해 전기 전도도를 측정했습니다.

순수한 물에선 전기가 흐르지 않지만 이렇게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 같이 화학성분이 많이 포함된 물일수록 전기가 잘 통한다는 원리를 이용해 제설제가 토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험 결과 염화칼슘 같은 화학성분이 일반 흙에 비해, 양재천 길에선 25배, 덕수궁 길은 20배나 검출됐습니다.

[김계훈/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교수 : 시간이 지나면 희석이 되고, 또 배수가 되고 하겠지만 이거 자체로는 식물이 거의 생육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유증은 날씨가 풀리면 더욱 심각해집니다.

[김선희/국립산림과학원 농학박사 : 겨울 동안에는 잎에 염화칼슘이 묻어 있어도 표시가 안 나지만 3월 정도 되면 물리적 탈수가 많아지면서 잎이 갈색이나 노랗게 변색이 되죠.]

도로의 지뢰 '포트홀', 즉 도로에 움푹 패인 구멍 역시 제설제가 주범입니다.

눈에 녹으면서 소금물로 변한 염화칼슘이 아스팔트의 취약한 부분을 파고들면서 구멍이 생기는 겁니다.

눈 녹이겠다며 뿌려댄 제설제가 도심 환경을 해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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