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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째 파행' 시의회, 사소한 다툼에 의정 뒷전

<앵커>

의원들이 매달 각자 수백만 원씩 의정비를 타가는 기초 의회 가운데 몇몇이 요즘 뭘 하고 있는지 한 번 보여 드리겠습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박세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월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 의정부 시의회.

첫 회의에서 의장 후보가 생수 한 박스를 슬쩍 가져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남혁/의정부시의회 의원, 7월 5일 : 시의회 공적 물품인 생수나 차를 박스로 집어가는 것이 이미 의원으로서 자질 상실했다.]

[이종화/의정부시의회 의장 후보, 7월 17일 : 박스를 가지고 나간 건 CCTV에 찍혀 있다? 증거를 대세요.]

생수 논란에 이어 시의회 녹음기 도난을 둘러싼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조남혁/시의원, 8월 16일 : 5년 전에 가져간 녹음기 29만 9000원짜리 가져간 거 왜 29만 9000원짜리 정품을 안 사옵니까?]

[이종화/의장 후보, 8월 16일 : 누가 훔쳐갔다는 얘기는 안 합니다, 저는. 없어졌어요, 보니까.]

의회 등산화 두 켤레를 놓고도 똑같은 언쟁이 한참 오갔습니다.

결국, 넉 달째 의장 한 명 못 뽑고 있습니다.

의정부 시의회가 회의할 수 있는 날은 1년에 90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싸움만 하다 후반기에만 벌써 42일을 허비했고, 처리한 안건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조례 제정이 필요한 시 사업은 전면 중단됐고, 노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비 지급도 위태롭습니다.

[의정부시청 관계자 : 2회 추가경정예산이 심사가 안 되면 (복지 예산) 12월달분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성남시의회도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후반기에 63일간 회의했는데 신임 의장을 놓고 정치적 야합으로 뽑혔다, 사과 안 하면 등원 못하겠다, 이러면서 날을 새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영업 제한 조례조차 손보지 않아 재래시장 상인들의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현진/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간사 : 중소상인 관련 조례를 통과시킬 엄두도 못 낸다는 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참 수치스러운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회기는 불과 15일.

지자체 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모두 졸속 처리할 게 뻔합니다.

시의원들이 의장 자리를 놓고 넉 달간 감투 싸움만 벌인 결과인데, 그래놓고 매달 수백만 원의 의정비는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인필성,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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