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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 추석 물가 '껑충'

잇단 태풍에 농산물·제사용품 '고공행진'

"비싸도 너∼무 비싸" 추석 물가 '껑충'
"올라도 너무 올랐어. 20만 원으로 차례상을 제대로 차릴 수 있을는지…"

전북 전주의 한 재래시장을 찾은 주부 이혜영(51)씨는 채소가게 앞에서 튼실한 배추를 몇 번이고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얼마 전까지 한 망(10㎏)에 4천원하던 것이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8천원으로 껑충 뛴 탓에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하고 망설였다.

최씨는 "비싸서 선뜻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살 수도 없어서 주인에게 에누리를 부탁하고 있다"며 장보기의 고충을 토로했다.

'볼라벤'과 '덴빈'에 이은 '산바'까지 최근 '3연타'의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가면서 추석 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강풍과 폭우가 잘 자라던 농작물을 망쳐버리고 어부의 고기잡이를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경기도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최근 조사한 추석 제수 도매가격을 보면 지난해 이맘때 5만원하던 참조기(12㎏)는 10만원으로 100% 올랐다.

오징어(6㎏)는 1만5천원에서 4만6천500원으로 무려 210%나 폭등했다.

태풍으로 원근해 조업이 자주 중단돼 수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대파(10㎏)는 1만1천500원에서 3만530원으로 165% 폭등해 채소류 중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배추(10㎏)와 애호박(8㎏)은 50∼73%, 감귤(10㎏)과 포도(캠벨·5㎏)는 34∼40% 각각 올랐다.

인천 구월 농수산물시장에서 배(15㎏) 한 상자는 3만5천700원으로 작년 2만2천300원보다 60% 올랐고 포도(12㎏)와 복숭아(4.5㎏)는 12∼30% 상승했다.

추석 직전 수요가 급증하는 과일·채소류는 앞으로 돈을 더 줘야만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름세는 지방도 마찬가지다.

울산 농수산물유통센터에 따르면 20일 배(5개) 가격은 2만2천500원으로 지난해 1만1천800원보다 91% 올랐다.

밤(500g)은 2천700원에서 4천400원으로 63%, 대추(300g)는 5천700원에서 7천200원으로 26%, 명태포(400g)는 3천500원에서 4천200원으로 20%, 두부(3모) 2천200원에서 2천550원으로 16% 비싸졌다.

충북 청주 농협물류센터가 11개 품목의 농산물 도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작년 추석 때보다 9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이는 '안 오른 것이 없다'는 주부들의 말이 괜한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추석을 앞두고 쌀을 포함한 거의 모든 품목이 50% 안팎 올랐고 일부는 심지어 200% 이상 폭등했다.

다만, 마른고추는 60㎏ 기준 153만8천원에서 118만원으로 23.3% 하락했고 쇠고기도 사육 두수 증가로 소폭 내림세다.

한우 국거리(400g.1등급)는 작년보다 200원 떨어진 1만3천200원, 돼지고기(500g)는 5천250원에서 4.8% 떨어진 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부 양모(32·여·인천시 연수구)씨는 "태풍이 계속 오는 것을 보고 과일 값이 많이 비싸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실제 장을 보니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 사는 박소현(38·여)씨도 "지난해에는 차례상 비용이 20만원 정도 들었는데 올해는 예년같이 하면 30만원을 훌쩍 넘을 것 같다"며 "결국 품목을 조금씩 줄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울산 YWCA의 소비자물가 담당자는 "제사용품 가격은 아무래도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보다 재래시장이 싼 만큼 발품을 팔면 더 저렴하게 추석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가가 들썩이자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도 대책을 마련했다.

'추석 민생안정대책'으로 비축해둔 배추, 사과, 쇠고기, 달걀, 명태, 조기 등 15개 농축수산물 공급물량을 평시대비 1.5배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전국 2천500여곳에서 추석 성수품 직거래 장터·특판행사장을 개설, 시중가격보다 10∼30% 깎아주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을 작년 추석 대비 2배인 2천300억원어치 발행키로 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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