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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대립 격화…전쟁 가능성은

이스라엘 단독 선제공격 '난망'…"배제 못해" 관측도

이스라엘-이란 대립 격화…전쟁 가능성은
이스라엘에서 이란 핵 시설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동 지역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극우 정치인과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의 호전적인 목소리에 이란 지도자들이 강성 발언으로 맞받아치는 등 양측의 대립이 심상치 않은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이스라엘 고위지도자들이 이란 핵 시설 군사 공습을 논의하고 있으며, 특히 총리와 국방장관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공격하는 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미국에 이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는 이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내년 예산 편성에서 재무부가 배정하기로 한 예산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새로 임명된 마탄 빌나이 이스라엘 민방위 장관은 이란과 전쟁 발발 시 전쟁이 한 달 정도 이어지고 매일 수백기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에 떨어져 500명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나리오 분석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해군은 최근 3년간 실시하지 않았던 합동 군사훈련을 지난주 나흘간 지중해에서 실시했다고 현지 일간지 하레츠가 19일 보도했다.

또 최근에는 적의 미사일 공격 사실을 국민에게 문자메시지(SMS)로 알리는 개인용 경보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닷새 간 시험 가동하기도 했다.

이란의 반응도 호전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영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곧 제거돼야 할 `암종양'이라고 맹비난해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19일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 연설에서 "서방 강대국들이 모든 지역 문제의 근원인 이스라엘이라는 `암 종양'을 중동에 심어놨다"고 재차 비난했다.

양측의 대립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지만, 실제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감행할지를 놓고는 관측이 다소 엇갈린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지원 없이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선을 3개월 앞둔 미국이 조심스러운 입장인데다 이란 핵 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고 엄폐가 잘 돼 있어 선제공격의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아직 이란이 핵무기 개발 능력이 없으며 이란 핵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20일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같은 정보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른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포르도 핵시설은 산악지대 지하에 지어져 이스라엘의 최신 지하관통폭탄인 벙커버스터로도 공략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이란 선제공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시몬 페레스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스라엘TV2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자명하다"면서 이스라엘 단독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란 공습에 반대하는 500여 명의 교수와 퇴역 군 인사들은 같은 날 공군 조종사들에게 일방적 공격 개시를 거부하라고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이 이날 이스라엘의 전쟁 위협이 대꾸할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인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도 최근 이스라엘을 영원히 제거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와 바라크 장관과 같은 이스라엘의 보수 세력이 단독으로 공격을 감행하는 의외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현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이란의 미사일은 예상보다 낙후된 상태로 이스라엘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대선 전이라도 미국이 동맹으로서 연루될 수밖에 없어 단독 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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